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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떠난 호세 페르난데스의 마지막 인스타그램에 목이 멘다

  • 박세회
  • 입력 2016.09.26 06:09
  • 수정 2016.09.26 06:17

마이애미 말린스의 에이스 호세 페르난데스가 보트 사고로 25일 세상을 떠난 후 그가 인스타그램에 마지막으로 올린 글이 팬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일 임신한 여자친구의 사진을 올리며 이런 글을 올렸다.

"네가 내 삶에 들어와 줘서 기쁘구나. 우리가 함께할 이 여정이 어디로 향하든지 난 준비가 되어있단다."

해시태그는 '#가족이먼저'(familyfirst)라고 달았다.

I'm so glad you came into my life. I'm ready for where this journey is gonna take us together. #familyfirst

Jose Fernandez(@jofez16)님이 게시한 사진님,

쿠바에서 태어나 보트를 타고 망명해 메이저리그의 꿈을 키운 그는 보트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호세 페르난데스는 2005년 3차례의 쿠바탈출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해 쿠바의 감옥에서 수감생활을 했으며, 2008년에 겨우 탈출에 성공해 멕시코를 통해 미국으로 망명했다.

마지막 망명 시도에서는 어머니가 물에 빠지는 일도 있었다. 2008년 당시 불과 16살이었던 호세 페르난데스는 '망명 보트'에서 뛰어내려 물에 빠진 어머니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르난데스는 망명 실패 후 감옥에 갇혔던 시기를 떠올리며 "우리는 정말 동물 취급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페르난데스는 지난 25일 마이애미 비치에서 보트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사건을 수사한 플로리다 당국은 페르난데스가 타고 있던 보트가 최대 속력으로 부두에 부딪힌 것이 사망의 원인일 것으로 추측했다. 페르난데스가 '외상'으로 숨졌기 때문이다.

ESPN은 오전 3시경 해안경비대가 신고를 받고 출동했을 당시 탑승자 중 3명이 숨져 있었으며 그중 두 명은 갑판에서 발견됐고 한 명은 물에 빠져 있었다고 전했다.

당국은 알코올이나 마약류를 사용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1992년 쿠바 산타클라라에서 태어난 페르난데스는 어릴 때부터 유망주로 꼽혔고, 계부 라몬 히메네스의 도움으로 쿠바 정상급 투수 코치 올란도 차이니의 지도도 받았다.

미국 망명 후, 고교 리그에서 페르난데스는 13승 1패 평균자책점 2.35의 압도적인 성적을 냈다. 노히트 노런도 두 차례나 달성했다.

2011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 전체 14위로 마이애미에 지명된 페르난데스는 최고 시속 159㎞의 빠른 공과 커브를 앞세워 2시즌 만에 마이너리그 무대를 평정했다.

그는 이달 5일에는 어머니의 생일을 축하하는 장미를 올리며 이런 글을 적었다.

"내게 삶을 선물한 여자, 나를 실망하게 한 적이 없는 여자, 나를 조건 없이 사랑해주는 여자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당신이 나와 함께인 건 축복입니다. 생일 축하해요. 나의 사랑, 엄마!"

2013년 4월 8일, 뉴욕 메츠를 상대로 페르난데스는 감격스러운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5이닝을 3피안타 1실점 8탈삼진으로 막았다.

그해 5월 5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경기에서 7이닝 1피안타 무실점 완벽한 투구로 메이저리그 첫 승을 거둔 페르난데스는 12승 6패 평균자책점 2.19의 놀라운 성적을 거둬 내셔널리그 신인왕에 올랐다. 당시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페르난데스와 신인왕 경쟁을 펼쳐 국내 팬도 페르난데스의 이름이 익숙하다.

신인왕 수상식이 열린 2013년 11월, 페르난데스는 시상식에 나타난 할머니 올가의 모습에 눈물을 쏟았다.

페르난데스는 이후 오른 팔꿈치 부상과 수술로 고전했다. 2014년 4승(2패), 2015년 6승(1패)을 거뒀다.

재활을 마친 올해에는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갔다. 페르난데스는 16승 8패 평균자책점 2.86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올라섰으나 그의 기록은 이제 멈췄다.

메이저리그에는 페르난데스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26일 열릴 예정이던 마이애미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경기를 취소했다.

돈 매팅리 마이애미 감독은 선수단과 함께 기자 회견을 열고 "페르난데스와 함께 한 시간은 즐거움의 연속이었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SNS에 페르난데스 추모글을 올렸고, 팬들은 말린스 파크를 찾아 헌화했다.

MLB닷컴은 "페르난데스는 모두가 사랑한 야구 선수였다"고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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