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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리더들과 만나 '잔류' 협상을 꺼낸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빈손으로 돌아와야 했다

  • 허완
  • 입력 2016.06.30 12:30
  • 수정 2016.06.30 12:41
Scotland's First Minister Nicola Sturgeon addresses a news conference in Brussels, Belgium, June 29, 2016. REUTERS/Geoffroy Van Der Hasselt/Pool     TPX IMAGES OF THE DAY
Scotland's First Minister Nicola Sturgeon addresses a news conference in Brussels, Belgium, June 29, 2016. REUTERS/Geoffroy Van Der Hasselt/Pool TPX IMAGES OF THE DAY ⓒPOOL New / Reuters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 유럽연합(EU)에 남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이 유럽 지도자들을 만났다가 '빈손'으로 돌아왔다.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2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EU 본부를 방문,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 등을 면담했다. 그는 스코틀랜드의 EU 내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쉬운 길'은 없다면서 풀어야 할 도전 과제들을 과소평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스코틀랜드의 처지에 대해 동정적인 반응을 얻었다면서 "얘기를 들으려는 (EU 측의) 의지를 확인해 용기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브뤼셀에서 스터전 수반이 얻은 성과는 미미한 반면, 반대의 목소리는 뚜렷하게 나왔다.

마리아 라호이 스페인 총리대행은 영국이 EU를 떠나면 스코틀랜드도 함께 떠나야 한다고 밝혔다.

라호이 총리대행은 이날 EU 정상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영국 정부 이외 다른 곳과 EU 탈퇴 관련 협상을 벌이는 데 반대한다. 이에 대해선 모두가 동의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스코틀랜드는 그런 협상을 벌일 권한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자국에서 카탈루냐주의 분리 독립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스페인은 2014년 스코틀랜드 독립 주민투표 당시에도 스코틀랜드의 독립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EU 탈퇴) 협상은 영국의 일부분이 아닌 영국과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EU가 2년간 진행될 영국의 탈퇴 협상을 마무리하기에 앞서 스코틀랜드의 잔류와 관련한 별도 협상을 진행하려면 회원국 전원의 지지가 필요한 만큼 스코틀랜드의 EU 잔류가 성사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융커 위원장도 면담에 앞서 "스코틀랜드가 브뤼셀에서 얘기할 권한이 있다"면서도 EU가 "나도,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영국 내 절차에 대해 개입할 의도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투스크 의장은 스터전 수반과 만나기에 적절한 때가 아니라며 면담을 거절했다.

스터전 수반을 만난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은 스터전의 의견을 경청했다고 말했지만, 지아니 피텔라 유럽의회 사회당 그룹 대표는 스코틀랜드의 처지가 딱하나 이는 영국 내부에서 풀 문제라고 말했다.

이번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스코틀랜드 지역에선 EU 잔류(62%)가 탈퇴(32%)를 압도적으로 앞섰다.

스터전은 스코틀랜드 의지와 반대로 EU를 떠나게 됐다면서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다시 추진하는 방안을 포함해 EU에 남는 모든 방법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영국 연방에 잔류하면서도 스코틀랜드가 별도로 EU 회원국 자격을 얻을 수 있는지를 검토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현재까지 상황을 보면, '영국에도 남고 EU에도 남는다'는 건 쉽지 않아보인다. 어쩌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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