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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한 동물원에서 코끼리들 대상으로 '대마초 실험' 시행되는 이유

우두머리 암컷이 사망하면 큰 스트레스를 받는 코끼리.

바르샤바 동물원의 코끼리. 사회성이 강한 코끼리는 무리의 우두머리가 죽었을 때 가장 큰 충격을 겪는다.
바르샤바 동물원의 코끼리. 사회성이 강한 코끼리는 무리의 우두머리가 죽었을 때 가장 큰 충격을 겪는다. ⓒ한겨레/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가장 나이 많은 암컷을 우두머리로 삼아 모계사회를 이루는 코끼리에게 가장 큰 충격은 그 암컷이 죽는 일이다. 동물원 코끼리 무리에서 우두머리가 사망하면 다른 구성원의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급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리카 코끼리 4마리를 기르는 폴란드 바르샤바 동물원에서 그런 일이 지난 3월 벌어졌다. 우두머리 암컷인 에르나가 죽자 나머지 코끼리들이 슬픔과 우울에 빠졌다. 이들의 스트레스를 대마초가 줄여줄까.

대마 추출유 처방을 받을 첫 대상인 바르샤바 동물원의 코끼리 프레지아. 우두머리가 죽은 뒤 큰 정신적 충격에 시달리고 있다.
대마 추출유 처방을 받을 첫 대상인 바르샤바 동물원의 코끼리 프레지아. 우두머리가 죽은 뒤 큰 정신적 충격에 시달리고 있다. ⓒ한겨레 / 바르샤바 동물원 제공.

 

바르샤바 동물원의 코끼리에게 처음으로 대마초 성분을 의학적으로 제공해 스트레스 수준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지 보는 사업이 시작됐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27일 보도했다. 비인간 동물에게 대마초를 의학적으로 쓴 실험이 개와 말을 대상으로 이뤄졌지만 코끼리에서는 처음이라고 이 동물원 아그니에스카 추이코프스카 수의사는 말했다.

그는 아에프페와의 인터뷰에서 “스트레스를 누그러뜨리는 데 의약품을 쓰는 기존의 방법을 대체하는 새로운 자연적 방법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실험이 성공한다면 동물원에 갇힌 다른 동물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도 이 약물이 쓰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두머리가 죽기 전 4마리로 이뤄진 바르샤바 동물원 코끼리 무리. 사회성을 위해 적어도 6마리로 무리를 이뤄야 한다고 국제 동물원 기구는 권장한다.
우두머리가 죽기 전 4마리로 이뤄진 바르샤바 동물원 코끼리 무리. 사회성을 위해 적어도 6마리로 무리를 이뤄야 한다고 국제 동물원 기구는 권장한다. ⓒ한겨레/ 바르샤바 동물원 제공.

 

동물원은 앞으로 2년 동안 혼란에 빠진 코끼리들에게 대마 추출유인 칸나비디올(CBD)을 제공할 예정이다. 추이포프스카 박사는 “상상하는 것처럼 코끼리가 파이프로 대마초를 피우거나 엄청난 양을 흡입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말에게 주었던 것처럼 칸나비디올 기름방울 10여 개를 하루 2∼3차례 코끼리의 입에 넣어주거나 음식에 섞어 먹일 예정이다. 주기적으로 코끼리 혈액 속의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농도를 측정해 약효를 살펴본다.

칸나비디올은 대마 추출물의 40%를 차지하는 주성분으로 불안, 인지, 행동 장애,통증 등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여 임상연구가 활발하다. 대마에서 추출한 물질이지만 향정신성 성분은 들어있지 않아 중독성이 없다. 미국에서는 2018년 간질 치료제가 식품의약청 승인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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