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에서 벌써 세 번째 수상을 기록한 ‘칸느 박’ 박찬욱 감독이 바라는 기대효과는 아주 솔직했다.
박찬욱 감독은 28일(현지 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영화제 시상식에서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한국의 감독이 칸에서 감독상을 받는 건 2002년 영화 ‘취화선’의 임권택 감독 이후 두 번째다.
무대에 오른 박찬욱 감독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온 인류가 국경을 높이 올릴 때도 있었지만, 단일한 공포와 근심을 공유할 수 있었다. 영화와 극장에 손님이 끊어지는 시기가 있었지만, 그만큼 극장이라는 곳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우리 모두가 깨닫는 계기가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 감독은 ”우리가 이 역병을 이겨낼 희망과 힘을 가진 것처럼 우리 영화도, 우리 영화인들도 영화관을 지키면서 영화를 영원히 지켜내리라고 믿는다”라고 강조했다.
함께한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박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드는 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은 CJ ENM과 이미경 CJ 부회장, 정서경 각본가를 비롯한 많은 크루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무엇보다도 박해일 그리고 탕웨이, 두 사람에게 보내는 저의 사랑은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라고 전했다.
‘올드보이(2004)‘로 심사위원대상, ‘박쥐(2009)’로는 심사위원상을 받은 바 있는 박찬욱 감독은 개인의 영광보다 코로나19로 위축돼 있는 전 세계 영화계를 응원하는 수상소감을 남겼는데.
이후 기자회견에서는 솔직한 마음을 고백하기도 했다. 박 감독은 ‘이번 수상이 앞으로 행보에 어떻게 작용할 것 같나?‘라는 질문에 ”영화제에서 감독들, 아티스트들이 주목을 받고 그런 것도 좋지만 사실 제일 중요한 의미는 ‘홍보 효과‘가 있다. 솔직히 말해서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브로커‘와 ‘헤어질 결심‘이 한국에서 개봉할 때, 조금이라도 많은 관객들이 이름을 들어서 알고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은 변사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해준(박해일)이 변사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의심하면서 시작되는 멜로 스릴러다. 이 작품은 박 감독이 영화 ‘아가씨’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 영화다. 한국에서는 다음달 29일 개봉할 예정이다.
도혜민 기자: hyemin.do@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