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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5월 20일 18시 43분 KST | 업데이트됨 2022년 05월 20일 18시 47분 KST

한·미정상회담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공식 만찬'이 진행될 장소는 국립중앙박물관이다

"유물이 있는 전시실 내 만찬은 말도 안 되는 일"

GETTY / 뉴스1
윤석열 대통령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21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공식 만찬을 갖기로 해 박물관 임시 휴관이 결정됐다.

지난 18일 국립중앙박물관은 ‘임시 휴관 안내’를 공지하며 “2022.5.21.(토) ‘국가중요행사’로인해 기획전시실을 제외한 모든 시설에 대한 임시 휴관을 실시할 예정이다. 관람객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다. 거듭 양해 부탁드린다”라고 밝혔다. 이에 일각에서는 “예매가 참 힘들었는데 원하는 날짜에도 갈 수 없다니 황당하다”며 “아무리 국빈을 맞는 자리라지만, 국민에 소홀해서야 되겠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연합뉴스
김윤옥 씨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배우자 만찬 행사에서 만찬사를 하고 있다. (2012.03.26)

또한 유물이 있는 박물관을 만찬 장소로 지정한 것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앞서 이명박 정부에서 두 차례 국립중앙박물관에서의 만찬을 연 바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0년 11월 11일 G20 정상회의의 만찬 장소로 국립중앙박물관을 이용했으며, 이날 박물관을 대표하는 명품 20건이 만찬장과 으뜸홀에 전시됐다. 2012년 3월 26일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윤옥 씨가 기획전시실에서 핵안보정상회의 참석 배우자들과 만찬을 열었다. 이때는 국보와 보물 8건이 전시됐다.

특히 김윤옥 씨가 연 만찬의 경우, 테이블 뒤로 유물들이 쫙 깔려져 있는 사진이 공개돼 비판을 받았다. 일반 관람객의 경우 사진 촬영 불가, 음식물 반입 불가 조건이 붙을 만큼 중요한 가치가 있는 유물을 마치 장식품처럼 사용하는 게 올바르냐는 지적 또한 등장했다. 

GETTY
20일 오후 한국 평택에 위치한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2022.5.20)

당시 비판 여론에 대해 정부나 국립중앙박물관 측에서는 ‘외국 미술관 박물관에서도 만찬을 한다’고 반박했지만, 외국의 미술관이나 박물관의 경우 유물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 전시실이 아닌 곳에 만찬 공간을 따로 마련해 놓기도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주최할 만찬은 상설전시관 내 ‘역사의 길’에서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곳은 로비와 전시실 사이로 뻗은 구역이라 국보급 문화재 옆에서 만찬이 이뤄지는 셈이 된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 정책연구소장은 “박물관 외부면 상관 없다. 그런데 유물이 있는 전시실 내 만찬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유물이 쌓여있는 곳에서 사람들 모아놓고 술과 음식을 먹겠다는 것 아니냐”라며 “유물의 안전은 물론 한국의 문화를 함부로 대하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국립중앙박물관이라는 곳의 격이 있지 않나. 거기서 만찬을 여는 게 격이 맞는 일인지, 또 일반적인 일인지 묻고 싶다. 창피한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황남경 기자: huff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