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2020년 03월 13일 17시 31분 KST

'사법농단' 임종헌이 구속 1년4개월만에 석방됐다

재판부는 임종헌이 참고인들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감소했다고 판단했다.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1년 4개월만에 보석으로 석방됐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재판장 윤종섭)는 “보석을 허가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관해 보석 허가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임 전 차장이 참고인과 접촉해 그 증언을 오염시키거나 관련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적다고 판단했다.

뉴스1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재판부는 “법원이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한 때로부터 약 10개월이 경과했고, 그 동안 피고인은 격리돼 있어 참고인들과 연락을 주고 받을 수 없었다. 그 사이 일부 참고인들은 퇴직해 구속영장을 발부할 때와 비교하면 피고인이 참고인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감소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일부 참고인이 공범(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의 재판에서 증언을 이미 마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보석에 다섯 가지 제한 조건을 달았다. 재판부에 따르면, 임 전 차장은 법원이 지정하는 일시, 장소에 출석하고 증거를 인멸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제출해야 한다.

또 법원이 지정하는 장소로 주거지가 제한되며, 주거지가 변경되거나 출국할 경우 미리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재판과 관계된 사람들과 전화나 이메일, 휴대전화 문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어떤 방법으로도 직·간접적으로 연락해선 안된 된다. 보증금은 3억원으로, 보석보증보험증권으로 대체할 수 있다.

법원 결정으로 임 전 차장은 이날 오후 서울 구치소에서 석방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10월27일 구속된 뒤 503일 만이다. 검찰 관계자는 “보험증권 제출이 확인되는대로 서울구치소에 석방지휘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 전 차장의 구속 기간은 임 전 차장이 낸 법관 기피 신청 탓에 길어졌다. 지난해 5월 추가 구속 영장이 발부된 뒤 임 전 차장은 “재판장에게 불공정한 재판을 할 우려가 있다”며 법관 기피 신청을 냈다. 기피 신청을 내면 진행 중인 재판은 중단되는데, 중단된 기간은 구속 기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항고, 재항고를 거쳐 지난 1월30일 대법원은 기피 신청에 관한 최종 기각 결정을 내렸다. 기피 신청 판단에만 7개월이 걸린 소요된 셈이다. 임 전 차장의 구속 기간은 다가오는 7월 만료될 예정이었다.

임 전 차장은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으로 꼽힌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 전교조 법외노조 처분 사건, 가토 다쓰야 일본 산케이신문 전 서울지국장 사건 등 재판에 개입하거나 법원행정처 방침에 비판적인 판사들을 뒷조사하고 판사들의 연구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를 와해하려 한 혐의 등을 받는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과 공모해 재판을 청와대와의 거래 수단으로 삼거나 법원 안팎의 비판 세력을 탄압하려 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