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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인숙 민주당 의원은 "외부인·여성인권 전문가와 냉정하게 진상조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차적인 책임은 서울시에 있다"

  • 허완
  • 입력 2020.07.15 11:02
(자료사진) 권인숙 법무부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회 위원장이 2018년 5월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기자실에서 성폭력 피해 실태 설문 전수조사 결과 및 권고안 발표하고 있다.
(자료사진) 권인숙 법무부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회 위원장이 2018년 5월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기자실에서 성폭력 피해 실태 설문 전수조사 결과 및 권고안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외부인과 여성인권 관련 전문가가 참여해 냉정하고 정확하게 진상을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1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피해자의 호소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과정이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박 전 시장과의 인연을 떠올리며 ”처음에 받은 충격은 국민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울먹였다. 권 의원은 1986년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의 피해자로, 박 전 시장은 당시 권 의원의 변호인을 맡았다. 권 의원은 ”박 전 시장은 당시 막내 변호사로서 많은 실무를 담당했고 몸소 뛰어다니며 도와주셨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개인적인 인연은 뒤로 하고 밝혀야 될 것은 밝혀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자료사진) 권인숙 법무부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회 위원장이 2018년 5월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기자실에서 성폭력 피해 실태 설문 전수조사 결과 및 권고안 발표하고 있다.
(자료사진) 권인숙 법무부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회 위원장이 2018년 5월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기자실에서 성폭력 피해 실태 설문 전수조사 결과 및 권고안 발표하고 있다. ⓒ뉴스1

 

″냉정하고 정확하게 밝혀내는 게 우리의 책임”

권 의원은 ”민주당 여성의원 전원이 중지를 모아 이제는 밝혀야만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여성의원 일동은 전날 오후 성명서를 통해 ”당사자의 인권 보호는 물론 재발방지를 위해 서울시 차원의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서울시에 1차적인 책임이 있다고 여겨진다”며 ”(조사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구조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여겨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외부인이 들어가고 위원장도 조사를 객관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분이 맡아야 할 것 같다. 가능하다면 여성가족부, 국가인권위원회, 여성인권 관련 전문가 등이 다 같이 참여해 냉정하고 정확하게 문제를 밝혀내야 하며 그것이 우리의 책임이라 여겨진다”고 힘을 주어 말했다.

당 차원의 진상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정확히 합의된 얘기는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권 의원은 ”일단 경찰이 2차 피해 조사를 하고 있고, 그 다음에 서울시에 조사 촉구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고 수사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더 해보고, 그 다음에 그것이 현실성이 있는가에 대한 판단을 한 다음 당 차원의 대응을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료사진)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2017년 10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여성지방의원 워크숍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자료사진)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2017년 10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여성지방의원 워크숍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남성) 권력자들은 위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잘 실감 못해”

권 의원은 우리 사회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도 진단했다. 그는 ”지금까지 많은 시스템이 도입됐고 다양한 형식의 교육이 진행됐는데, 그 효과에 대해 문제제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고위층에 있는 권력을 가지신 분들이 자신의 권력이 주변에 일하는 사람의 관계에서 사람을 꼼짝못하게 하는 힘이라는 게 위력인데 위력으로써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사실 실감을 잘 못하고 계신 것 같아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7월15일)

권 의원은 ”핵심은 같이 일하는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위계적인 조직문화에 남성주의적인 질서, 오래된 성문화 등이 같이 결합돼 있으며 그런 의식이 거기서 배어나오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현실에서 이보다 더 강한 처벌과 징계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2018년 미투운동이 일어난 후 문화 속에서 백래시가 일어나고 있다고도 진단했다. 권 의원은 ”교육을 가면 고위공직자 등은 노골적인 사보타주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그들은) 자신이 옳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이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고 변해야 하는 조직문화, 성평등 요구에 대해 알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다”며 ”내 얘기는 아닌, 내 얘기여도 별로 변하고 싶지 않은 여러 정서와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이런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문제를 제기하는 피해자의 용감함과 절박함은 크게 올라오고 있는데 우리가 대응하는 모습은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권 의원은 ”민주당의 경우에도 처음에 국회의원이 모여 워크숍을 할 때 이런 문제에 대한 토론 한 마디 없었다. 사실 현실에서는 정말 발생할 수 있고, 지난 몇 년 동안 발생해왔고 또 오거돈 전 부산시장 사건이 있었음에도 우리는 안 한다”며 ”뼈저린 반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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