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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원동력은 정신력" 김연경은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눈빛으로 보여줬다

선수들끼리 ‘아직 모른다. 끝까지 해보자’며 뭉쳐 힘을 냈다 - 김연경

  • Hyewon Hwang
  • 입력 2021.08.01 11:25
  • 수정 2021.08.01 20:13

김연경은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눈빛으로 보여줬고, 결국 그 정신이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31일 저녁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A조 조별리그 4차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31일 저녁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A조 조별리그 4차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KBS, SBS

2021년 7월의 마지막 밤을 환호성으로 물들인 건 올림픽 여자배구대표팀의 ‘한일전’ 승리였고, 그 중심에 주장 김연경이 있었다.

여자배구 대표팀은 31일 오후 7시 40분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배구 A조 예선 4차전에서 일본을 3-2(25-19, 19-25, 25-22, 15-25, 16-14)로 이겼다.

 한국팀의 득점에 김연경이 환호하고 있다.
 한국팀의 득점에 김연경이 환호하고 있다. ⓒ뉴스1
일본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대한민국 선수들.
일본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대한민국 선수들. ⓒ뉴스1

이번 올림픽에서 일본은 한국보다 앞서 있었다. 국제배구연맹에 따르면 2021년 7월을 기준으로 봤을 때 일본은 5위, 한국은 14위였다. 선수들의 부상 등으로 랭킹이 하락한 상황이었으며, 그런 까닭에 전략적으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특히나 일본은 탄탄한 수비력을 앞세워 세계 1위 김연경의 공격을 막아냈고, 착실히 공격 포인트를 따며 한국팀을 흔들었다. 한국은 1세트를 25-19로 승리했지만, 2세트는 19-25로 내줬다. 3세트엔 다시 25-22로 이기며 리드를 잡았지만 4세트를 허무하게 15-25로 내주면서 5세트까지 가게 됐다.

김연경은 31일 저녁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A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득점 30점을 올렸다.
김연경은 31일 저녁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A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득점 30점을 올렸다. ⓒ뉴스1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막아내는 김연경 선수의 투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막아내는 김연경 선수의 투혼 ⓒ뉴스1

특히, 5세트에선 일본의 탄탄한 기본기가 빛났다. 일본의 핵심 선수인 코가 사리나, 이시카와 마유 등이 한국이 체력 및 집중력 저하로 약점을 노출한 틈을 파고들었다. 결국 12-14까지 일본은 마지막 한 점을 남겨둔 채 승리에 바짝 다가섰다. 하지만 일본은 거기까지였다.

주장인 김연경이 동료들을 향해 ”한 점씩, 한 점만 하면 된다”고 계속해서 말하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여러번 포착됐다. 이는 일본을 이기기 위해서는 3점을 연달아 따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 한 점을 딴다는 마음으로 순간에 최선을 다하라는 이야기였다.

김연경은 진심이었다. 마지막까지 그는 끝나지 않았음을 눈빛으로 말했다. 이는 14-15로 승리까지 단 한 점을 남겨둔 상황에서도 똑같았다. 승리를 확신하지 않고 끝까지 긴장감을 풀지 않았다. 반면  1점만 따내면 되는 상황에서도 일본 선수들의 눈빛이 흔들리고 있음이 화면을 통해 그대로 전달됐다.

그 결과 5세트 패색이 짙은 상황에 놓였던 한국은 박정아의 득점, 일본의 연속 범실을 유도해내면서 3연속 득점에 성공해 16-14로 승기를 거머쥐었다.

한국 여자배구대표팀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은 ”원래 기술이나 전략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것을 선호한다. 하지만 오늘은 정신적인 부분을 특별하게 준비했다. 세상에서 유일한 한일전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승리의 원동력은 정신력에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서로 어떤 얘기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보면 선수들은 진짜 자매 같다”고 평가하며 팀워크가 뒷받침되었다고 평가했다.

한국 여자배구대표팀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과 주장 김연경 선수
한국 여자배구대표팀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과 주장 김연경 선수 ⓒ뉴스1

김연경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초반부터 일본이 압박해서 힘들었지만 선수들끼리 ‘아직 모른다. 끝까지 해보자’며 뭉쳐 힘을 냈다. 중요한 순간 여러 선수들이 같이 힘을 합쳤기에 이길 수 있었다”며 승리의 힘은 자신이 아닌 팀워크에 있었다고 강조했다. 김연경은 8강 진출 확정 뒤 자신의 SNS에 ”우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였다”고 쓰기도 했다.

7월 31일 한일전을 끝낸 뒤 김연경이 남긴 sns글과 사진
7월 31일 한일전을 끝낸 뒤 김연경이 남긴 sns글과 사진 ⓒ김연경 인스타그램

김연경은 ‘올림픽 메달’을 배구 인생의 마지막 목표로 공언해왔다. 한일전에서 극적인 승리를 챙긴 여자배구대표팀은 내달 2일 세르비아를 상대로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현재 조 3위인 한국은 세르비아전 결과에 따라 조 2위까지도 노려볼 수 있다.

황혜원: hyewon.hwang@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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