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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1월 26일 10시 44분 KST | 업데이트됨 2021년 01월 26일 10시 45분 KST

정의당이 '구체적인 성추행 행위'와 '음주 여부' 공개하지 않은 이유를 명확히 밝혔다

성추행 사실을 개인의 통념으로 판단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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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장혜영 의원 / 정의당 김종철 전 대표 (20.01.15)

배복주 정의당 부대표(젠더인권본부장)가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구체적인 행위와 음주 여부 등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배 부대표는 26일 페이스북에 “성추행 사건을 접하고 많이 참담한 심정이었을 거라 생각된다”며 ”저는 지난주 내내 사건을 접수해서 조사하고 피·가해자를 면담했다”고 운을 뗐다. 

정의당 당원에게 거듭 사과를 전한 배 부대표는 “당원분들께 제가 받은 질문에 대해 답변을 작성해 봤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비공개 조사에 대해서는 “성폭력 사건에서 늘 발생하는 2차피해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며 “조사 도중 사건 내용이 유출되었을 때 피해자 입장이 왜곡되어 온전하게 전달되지 못하게 될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대한 피해자의 의사와 요구를 존중하고 가해자는 인정과 사과·책임에 대해 해결방안을 제시해서 이에 대한 이행을 약속하는 협의를 이끌어내는 소통의 과정을 안전하게 갖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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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젠더인권본부장을 맡고 있는 배복주 부대표가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김종철 대표의 성추행 사건 관련 긴급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닦고 있다.

 

성추행 행위·음주 여부 밝히지 않은 이유 

피해 사실이 구체적으로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밝히지 않은 이유를 명확히 했다. 배 부대표는 “성추행이다. 가해자가 명백히 인정했다. 구체적 행위를 밝히지 않는 것은 행위 경중을 따지며 ‘그 정도야‘·’그 정도로 뭘 그래’라며 성추행에 대한 판단을 개인이 가진 통념에 기반해서 해버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또한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고 사건의 본질을 흐리게 한다”고 덧붙였다.

음주 여부에는 “성추행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판단하는데 고려되는 요소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피해자가 술을 마셨으면 왜 술자리에 갔냐고 추궁하고 술을 안 마셨으면 왜 맨정신에 당하냐고 한다. 가해자가 술을 마셨으면 술김에 실수라고 가해행위를 축소하고 술을 안 마셨으면 피해자를 좋아해서 그런 거 아니냐고 가해자를 옹호한다. 그러니 음주는 이 사건과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실명 공개  “피해자 의사 존중”

피해자의 실명을 공개한 이유로는 “피해자는 자신의 일상회복을 위해 자신에게 맞는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 피해자가 선택할 때 고려할 정보를 제공했다”며 피해자 의사를 존중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고소하지 않은 점도 “피해자는 자신이 원하는 해결방식을 결정할 수 있다. 피해자의 결정은 정의당 차원에서 가해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고 징계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폭력 범죄는 비친고죄에 해당하기 때문에 경찰인지수사가 가능하고 제3자 고발도 가능하다”며 “하지만 피해자가 원하는 해결방식을 명확하게 밝혔다면 그 의사에 반해 수사하는 것이 과연 피해자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나”라고 덧붙였다.

 

정의당 “재발 방지를 위해 더 점검·고민하겠다”

배 부대표 입장문에 따르면 김종철 전 대표 징계는 중앙당기위원회의 절차를 밟아 결정할 예정이다. 배 부대표는 “다만 당대표라는 점이 충분히 고려돼 양정이 결정될 것이란 점은 생각해볼 수 있겠다. 중앙당기위원회는 독립적 기구로 대표단이 관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을 단순하게 개인의 일탈 행위로만 규정하지 않는다. 조직문화가 성차별·성폭력을 용인하거나 묵인하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배 부대표는 “정의당은 이 모든 과정을 신중하고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한 계획도 충실하게 고민해 알려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의당 젠더인권본부 조사에 따르면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사건은 지난 15일 장혜영 의원과의 저녁 면담 직후 벌어졌다. 장 의원은 사건이 있고 3일 뒤인 지난 18일 배 부대표에게 피해사실을 알렸다. 일주일간 진행된 비공개 사건 조사에서 김 전 대표는 성추행 사실을 인정했다. 정의당은 당규에 따라 25일 김종철 대표 직위를 해제했다.

이소윤 에디터 : soyoon.lee@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