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20년 11월 24일 13시 27분 KST | 업데이트됨 2020년 11월 24일 13시 30분 KST

바이든이 다양성과 전문성으로 무장한 외교안보팀을 공개했다

오바마 정부에서 고위직을 맡았던 전문가들이 기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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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국무장관으로 지명한 토니 블링컨. 바이든의 오랜 측근인 블링컨은 오바마 정부에서 국무부 부장관을 지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23일(현지시각)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을 첫 국무장관에 지명하는 등 외교안보팀 인선안을 인수위원회 누리집을 통해 공식 발표했다. 이날 공개된 명단은 존 케리 기후변화 특사까지 모두 6명이다. 이에 더해 미 언론은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재무장관에 지명될 것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이들은 모두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고위직을 맡아 경험을 쌓은 베테랑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여성, 흑인, 이민자가 골고루 포함돼, 미국의 모습답게 다양성을 갖춘 게 특징이다.

오바마 정부에서 바이든 당시 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과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블링컨은 이번 대선에서 바이든 캠프의 외교안보 정책 사령탑을 맡으며 일찌감치 국무장관 유력 후보로 거론돼 왔다.

블링컨은 바이든 상원의원 시절인 2002년 상원 외교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일한 것을 시작으로 20년 가까이 바이든 당선자와 호흡을 맞춰왔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의 첫 외교수장으로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탈피하고 국제 무대에서의 다자 협력과 동맹 복원 등 바이든의 핵심 정책을 이끌게 됐다. 그는 북한 문제에 있어서는 강력한 제재를 통해 대화로 이끌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혀왔다. 다만 접근법에서는 단계적이고 장기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함께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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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한 제이크 설리번. 그는 오바마 정부에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참모로 일했고, 클린턴 장관 사임 이후 조 바이든 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다.

 

국무장관과 함께 손발을 맞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는 제이크 설리번 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이 기용됐다. 오바마 정부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참모로 일하고 바이든 당시 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으로도 일했던 그는 올해 43살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 때 이후 최연소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된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국토안보부 장관에는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전 국토안보부 부장관이 지명됐다. 그가 상원에서 청문회를 거쳐 인준되면 이민자 가운데 처음이자 라틴계로서 첫 국토안보부 장관에 오르게 된다. 그는 오바마 정부 시절인 2013~16년 부장관으로 재임하면서 불법 체류 청년 추방을 유예하는 제도인 다카(DACA)의 이행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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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지명한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변호사 출신인 그는 오바마 정부에서 국토안보부 부장관을 역임했다. 쿠바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온 그는 상원에서 인준될 경우 라틴계 최초 국토안보부 장관이 된다.
Win McNamee via Getty Images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국가정보국(DNI) 국장에 지명한 애브릴 헤이스. 오바마 정부에서 '여성 최초' 중앙정보국(CIA) 부국장을 지냈다. 인준될 경우 CIA 최초의 여성 국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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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유엔주재 미국대사로 지명한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30년 넘게 외교관으로 활동했던 그는 국무부 아프리카담당 차관보 등을 지냈다.

 

국가정보국(DNI) 국장에는 여성인 애브릴 헤인스 전 중앙정보국(CIA) 부국장이 지명됐다. 국가정보국은 중앙정보국 등 미국 내 정보기관들을 감독하는 기관으로, 헤인스가 상원에서 인준받을 경우 첫 여성 국장이 된다.

유엔 주재 미국대사에는 35년 경력의 흑인 여성 외교관인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전 국무부 아프리카담당 차관보가 지명됐다. 유엔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2018년을 끝으로 장관급 지위를 잃었으나, 바이든 정부에서는 다시 장관급으로 격상시켜 국가안보회의(NSC) 참석 대상이 될 것이라고 외신들이 전했다. 이 또한 다자 협력과 국제 기구를 중요시하는 바이든 당선자의 철학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후변화 특사에 내정된 케리 전 국무장관은 오바마 정부 시절인 2015년 파리기후협약의 설계에 깊이 관여하고 서명까지 한 인물이다. 국무장관으로서 핵 비확산부터 극단주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도전을 다룬 그를 두고 <뉴욕 타임스>는 “미국의 미스터 외교”라고 묘사한 바 있다고 바이든 인수위는 소개했다. 바이든 당선자는 내년 1월20일 취임과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했던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하겠다고 여러차례 공언해왔다. 바이든 당선자가 국무장관 출신의 케리 특사를 내정한 것은 국제사회와 함께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으로 공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당선자는 이날 6명의 명단을 발표하면서 “우리 국가안보와 외교정책에 관한 한 우리는 허비할 시간이 없다”며 “나는 취임 첫날부터 테이블의 상석에 미국의 자리를 되찾아오고 세계를 최대 도전에 맞서도록 결집시키고 우리 안보와 번영, 가치를 증진하도록 나를 도울 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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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기후변화 특사로 임명한 존 케리. 상원의원, 상원 외교위원장을 지낸 그는 오바마 정부에서 힐러리 클린턴의 후임으로 국무부 장관을 지내며 이란 핵합의, 파리 기후협약 등 오바마 정부의 굵직한 외교 정책에 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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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정부 초대 재무장관에 지명될 것으로 알려진 재닛 옐런. 그는 오바마 정부에서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연방준비제도 의장을 지냈다. 인준되면 여성 최초의 재무장관이 된다.

 

이 명단 발표 이후 몇 시간 뒤 <월스트리트 저널> 등 미 언론은 일제히 옐런 전 연준 의장이 바이든 정부의 첫 재무장관에 기용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옐런은 2014년 오바마 대통령이 지명해 여성으로서 처음으로 연준 의장이 됐다. 그가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역시 미 역사상 첫 여성 재무장관에 오르게 된다.

바이든 당선자가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내정)을 시작으로 백악관과 내각의 주요 인선안을 발표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및 정권 이양 비협조 속에도 새 정부 출범을 위한 준비를 뚜벅뚜벅 해나간다는 의미다.

인선 내용에 있어서도 첫 국무장관으로 외교 비전문가인 렉스 틸러슨을 기용하고 최고위직에 여성이나 비백인 등의 비중도 낮았던 트럼프 행정부와는 확연하게 차별화된 모습이다. 주로 오바마 시절에 주요 정책을 다뤘던 전문가들을 다시 불러내 트럼프의 고립주의를 벗어나 ‘다시 존경받는 미국’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첫 인선에서부터 드러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