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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무슨 숏컷트야?" "남친이 싫어하지 않아?" 사회에 만연한 헤어스타일에 관한 편견을 말하다

많은 사람이 원하는 헤어스타일이 있어도 주위의 시선 때문에 포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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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사진 ⓒNikki Bonuel via Getty Images

최근 한 일본인 여성이 그린 만화가 화제를 모았다. 매우 짧은 숏커트를 하고 싶었지만 항상 미용실에서 ”거기서 더 자르면 남자 같을 거야”라고 말하는 바람에 포기했다가, 결국 하고 싶은 대로 머리를 자르고 인생이 행복해졌다는 내용이다. 

많은 사람이 원하는 헤어스타일이 있어도 주위의 시선 때문에 하지 못하거나 마음먹고 미용실을 가도 스타일리스트가 말리는 바람에 결국 포기한다. 헤어스타일은 개인의 취향과 정체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자기표현의 한 부분이다. 하지만 너무나 많은 사회의 편견이 존재한다. 허프포스트 일본은 직원들과 헤어스타일을 둘러싼  많은 편견과 경험담을 정리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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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사진 ⓒNikki Bonuel via Getty Images

 

여자지만 아주 짧게 숏커트하고 싶어 미용실을 갈 때마다 스타일리스트가 난감해 한다

위의 만화처럼, ”아주 짧게 머리를 자르고 싶다”고 마음먹고 미용실을 가도 막상 스타일리스트가 ”정말요? 확실해요?”라고 묻거나 난감한 얼굴을 하는 경우가 많다. 허프포스트 일본의 한 여자 직원은 ”막상 마음먹어도 스타일리스트가 그렇게 말리면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역시 내게 짧은 머리는 안 어울리는 건가라는 생각이 든다.” 

또 숏커트나 화려한 염색을 하고 싶다고 스타일리스트에게 말했을 때, ”남자친구는 괜찮다고 해?”, ”남자친구는 싫다고 하지 않을까?”라는 말을 들은 경험이 있는 직원도 많았다. 또 남녀 모두 특정 헤어스타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스타일리스트로부터 ”그쪽 계열(동성애자 또는 페미니스트나 특정 집단)로 보일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는 사람이 많았다. 

″이는 동성애자나 그들이 말하는 특정 집단이 ‘좋지 않다’는 인식이 담긴 명백한 차별 발언이다.” 이 말을 들은 허프포스트 일본 직원의 말이다. 

 

스타일리스트도 기술이 부족하거나 고객이 항의할까 봐 두려워할 수 있다

한 헤어스타일리스트에게 위의 경험을 들려주며 왜 스타일리스트가 고객이 원하는 스타일을 말리는지 물어보았다. 그는 스타일리스트도 고객이 익숙하지 않은 스타일을 할 때 두려움이 있다고 고백했다.

”머리를 짧게 잘라 달라고 말해 그렇게 했는데 ‘너무 짧다’며 항의하는 경우도 있다. 또는 스타일리스트가 숏컷트 기술이 없어서 주저할 수도 있다.” 스타일리스트는 고객이 원하는 머리를 갖기 위한 팁으로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라고 추천했다. ”요즘 소셜미디어에 많은 헤어스타일리스트들이 본인이 작업한 사진을 올린다. 그중 마음에 드는 사진을 고르고 그 헤어스타일리스트에게 예약하면 좀 더 좋은 결과를 얻기 쉽다.”

 

왜 신부는 꼭 긴 머리와 업스타일링만 해야 하는가?

아직도 사회에서 특정 행사에 어울리는 머리가 따로 있다는 고정관념이 존재한다. 허프포스트 일본에서 일하는 한 여성 직원은 평소에도 짧은 머리를 고수했다.  그가 결혼을 준비하며 경험한 편견 중 하나는 ‘신부는 항상 긴 머리로 업스타일링을 한다’는 것이었다. 많은 사람이 그에게 ”결혼 준비하니 이제 머리 기르겠네?”라는 말을 했다. 그는 그 말이 너무 싫었고 머리를 기르는 것도 귀찮았다. 결국 그는 짧은 숏커트 상태로 결혼했다. 그는 그의 오랜 친구가 ”정말 너다운 헤어스타일과 드레스를 골랐다”라고 말해줘서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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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Copyright AlpsRabbit* All rights via Getty Images

 

‘엄마다운 머리‘를 하라는 말과 나이가 들어 ‘밝게 염색한 머리는 보기 흉하다’란 말을 들었다 

부모를 비롯한 ‘어른들‘의 말에 하고 싶은 헤어스타일을 하지 못한 사람도 많았다. 한 여성은 대학생 무렵 아르바이트하던 가게의 사장과 교수로부터 “20대가 지나서 밝은 머리를 하는 건 보기 흉하다”라는 말을 들었다. 이런 말에 대학생 무렵 한 달에 한 번씩 머리 염색을 계속 새로 하는 사람도 있었다. 청소년 때는 하고 싶은 머리를 학교 교칙 때문에 못 하고, 대학생 이후 더 나이가 들면 사회에서 ”왜 다 나이 먹어서 ‘그런 머리’를 하냐?”는 소리를 듣게 되기 때문이다. 

또 한 여성은 어린 시절 부모님으로부터 ”넌 짧은 머리가 어울린다”란 말을 듣고 그 말 때문에 언제나 짧은 머리만 고수해왔다고 말했다. 조금이라도 머리카락이 자라면 부모님은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빨리 자르라”고 말했다. 그는 부모님으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한 이후, 처음 머리를 기르고 파마를 해봤다. 하지만 정말 파격적인 스타일은 여전히 부모님의 말이 생각나 시도하기 두렵다고 덧붙였다. 

결혼 후 아이를 출산한 직원은 ”엄마다운 헤어스타일”이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혔다고 고백했다. 아이의 엄마가 튀는 머리를 하면 주위에서 이상하게 바라보곤 한다. 그는 이런 시선에 반대하지만 혹시라도 아이에게 피해가 갈까 봐 진짜 하고 싶은 헤어스타일을 시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내 자신이 너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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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사진 ⓒJunseob Byun via Getty Images/EyeEm

 

그냥 하고 싶어서 삭발했더니 ‘일 저질렀냐’며 이유를 물었다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헤어스타일에 관한 고정관념을 들으며 성장한다. 남성이 머리를 조금이라도 기르거나 빡빡 밀어버리는 경우 뭔가 ‘이상하다‘는 시선을 받는다. 한 허프포스트 일본의 남자 직원은 장발부터 삭발까지 모두 해봤다. ”머리가 길 때는 ‘자르는 게 어때?‘란 말을 많이 듣고, 삭발을 하니까 ‘무슨 일 저질렀어?‘라고 묻는 사람이 많았다. 악의 없는 말이지만 편견이 느껴졌다.” 또 ”삭발은 ‘벌’이라는 고정 관념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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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GSPictures via Getty Images

 

나와 스타일 취향이 비슷하면서도 새로운 스타일을 제안해 줄 수 있는 스타일리스트를 찾는 건 매우 중요하다

누구나 원하는 헤어스타일이 있는데 주로 가는 미용실에서 거부당하거나 결과가 마음에 안 들면 상처받기 마련이다. 그럴 땐 새로운 미용실이나 나와 잘 맞는 헤어스타일리스트를 다시 찾아보는 게 좋다. 나와 잘 맞는 미용사를 만나면 자신감도 찾을 수 있다. ”항상 머리숱이 많아 옆으로 머리가 퍼지는 게 고민이었다. 우연히 들어간 미용실에서 한 스타일리스트가 사이드를 짧게 자르고 투블럭하자고 제안했다. 고민이 해결되고 스타일도 마음에 들어 14년간 그 스타일리스트에게 머리를 맞기고 있다.” 허프포스트 일본 한 에디터가 말했다.

이처럼 나와 스타일리스트 간 선호하는 스타일이 비슷한 게 중요하다. 내게 어울리는 새로운 스타일 제안을 해줄 수 있는 스타일리스트를 찾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만큼 가치가 있다. 제일 좋은 스타일리스트는 내가 속으로 ‘하고 싶었지만 말하기 망설인 스타일‘을 찾아내 먼저 ‘이거 해볼래요?’라고 제안하는 스타일리스트다. 

 

 

 

*허프포스트 일본판 기사를 번역,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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