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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코로나19 환자의 99%는 '완전 무해'하다고 주장했고, FDA는 확인을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거듭 '검사를 많이해서 확진자가 많이 나왔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허완
  • 입력 2020.07.06 11:16
  • 수정 2020.07.06 11:3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독립기념일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 2020년 7월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독립기념일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 2020년 7월4일. ⓒASSOCIATED PRES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의 “99%는 완전 무해하다”고 주장했다. 근거가 전혀 없는 이 발언에 대한 확인 요청을 받은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거듭된 언론의 추궁에도 답변을 거부했다.

″이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검사도 없었는데 이제 우리는 4000만명 넘는 사람들을 검사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확진 사례들을 보여주게 됐는데, 그 중 99%는 완전 무해합니다.” 4일 백악관에서 독립기념일 기념 연설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이 한 말이다.

″다른 나라들은 이런 결과를 보여주지 않습니다. 다른 그 어떤 나라도 검사 건수에서든, 검사의 질에 있어서든 우리 만큼 검사를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다. ‘검사를 너무 많이해서 확진자가 많아보이는 것일 뿐’이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멤버이자 FDA의 수장인 스티븐 한 국장은 주말 사이 연달아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을 받았다.

그는 CNN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인터뷰에서 거듭된 추궁에 답변을 피했다. 누가 봐도 거짓임이 명백한 이 발언을 반박할 수도, 인정할 수도 없었던 것이다.

 

″저희가 아는 보건 전문가들 중에서 이 말을 (증거로) 뒷받침할 수 있는 분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하실 수 있으십니까?” 진행자 다나 배시의 첫 질문이다.

한 국장은 장황한 답변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국내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지 않습니까. 관련 그래프들도 다 보셨고요. 아직은 너무 이르고, 확진자 증가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섣불리 추측하지는 않겠습니다만 제가 드리고자 하는 말씀은, 여기에서 벗어나려면, 모든 미국인들이 여기에서 빠져나가는 방법은 CDC(질병예방통제센터)와 백악관 태스크포스의 지침을 따르는 겁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세요. 그게 어려운 상황이라면 마스크를 쓰시고요. 손을 잘 씻으시고요.... (후략)”

ⓒCNN

 

질문에 대한 답은 없었으므로 진행자는 똑같은 질문을 반복해야만 했다. 이번에는 조금 더 길게.

″한 박사님, 대통령이 언급한 ’99%’에 대한 원래 질문으로 다시 돌아가자면요. 이게 사실이 아니지 않습니까. 아시다시피 이건 제 의견이 아니라 CDC의 추정에 근거한 겁니다. 코로나19 확진자들 중에서 증상이 없는 건 3분의 1 밖에 없고,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들 중 산소 치료나 입원 치료가 필요한 사람이 20%에 달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건 정말로 중요한 부분인데, 대통령이 내뱉은 잘못된 주장, 아니면 솔직히 말씀드리면 ‘거짓말‘들 중에서 이게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 같은데요. 이건 사람들의 건강에 실제로 영향을 끼치는 거잖아요. 만약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99%는 문제 없다’는 대통령의 말을 들으면, 사람들은 (방역 지침을 따르던) 행동을 바꾸게 될 것이고요, 그렇게 되면 감염되고 또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키게 될 수도 있지 않습니까.”

ⓒCNN

 

한 국장은 이번에도 즉답을 피했다.

″저는 이 팬데믹과 관련해 CDC와 CDC가 발표하는 정보들을 전적으로 지지합니다. 누차 말씀드리지만 중요한 건 저희가 강조한 지침들, 저희가 가지고 있는 정보들인데요. 상황이 빠르게 변하고 있고요, 앞으로 더 많은 정보들을 갖게 될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걸 완전히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 공중보건 조치들을 따르셔야 하고요. 중단해서는 안 됩니다. 이 지침들을 따라주시고 (감염에) 가장 취약한 이들을 보호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CNN

 

″한 박사님, (대답하기) 쉽지 않으실 거라는 건 압니다.” 진행자가 다시 끼어들었다. ”단도직입적으로 여쭤보겠습니다. 대통령이 틀렸습니까?”

″누가 맞고 누가 틀리냐를 따지지는 않겠습니다.” 한 국장이 답했다. ”제가 드리는 말씀은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이게 심각한 문제라는 겁니다. 보셨다시피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흐름을 끊기 위해 무언가를 해야만 하고요....(후략)”

″그래서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의 99%는 ‘완전히 무해하다’는 어젯밤 대통령의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말씀하지 않으시겠다는 거죠?”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백악관 태스크포스에 데이터가 있다는 겁니다. 이 데이터들을 보면 이게 심각한 문제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도 이걸 심각하게 여겨야 하고요.”

″알겠습니다.”

비슷한 상황은 ABC뉴스 ‘디스 위크’ 인터뷰에서도 벌어졌다. 한 국장은 거듭된 추궁에 답변을 피한 채 방역지침 준수 등에 관한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제가 미국인들에게 드릴 말씀은, CDC의 방역지침을 따라주시고 지역, 주 정부들의 지침을 따라주셔야 한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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