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20년 08월 28일 14시 58분 KST | 업데이트됨 2020년 08월 28일 15시 21분 KST

[공화당 전당대회]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후보 수락연설 메시지 : '내가 바로 미국의 수호자다'

트럼프는 민주당과 조 바이든이 미국을 "파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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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사우스론에 마련된 무대에서 대선후보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0년 8월27일.

극심한 인종 갈등과 분열, 여전히 진정되지 않고 있는 코로나19와 그에 따른 전례없는 사회경제적 피해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각) 저녁 공화당 대선후보직을 수락했다. 

마스크를 거의 착용하지 않은 1500여명의 청중들을 앞에 두고 백악관을 배경으로 마련된 거대한 무대에 오른 트럼프는 지난 4년 동안 자신이 이뤄낸 성과들을 자랑했고, 자신이 ‘미국의 꿈’을 지켜낼 유일한 인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민주당 조 바이든이 당선된다면 거리는 무법과 폭력으로 뒤덮이고, 미국인들의 헌법적 자유와 권리가 침해되며, 그동안 미국이라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국가”가 이뤄낸 모든 업적들이 파괴될 것이라고, 트럼프는 주장했다.

1시간 넘게 이어진 장황한 연설 곳곳에는 4년 전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승리를 안겨줬던 지지층을 겨냥한 메시지들이 담겼다.

그는 ‘불법 외국인’들을 막겠다고 약속했고, 총기 소유 권리를 보호하고 낙태를 저지하겠다고 약속했고, 해외로 빠져나갔던 일자리를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게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세금을 낮추고, 화석연료 규제완화를 통해 ”에너지 독립”을 이루겠다는 약속도 빠지지 않았다.

그 무엇보다, 미국이 ”급진적인 민주당”의 손에서 ”사회주의”로 넘어가지 않겠다고 트럼프는 말했다. 자신을 미국의 수호자로 내세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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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멜라니아 트럼프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백악관에서 특정 정당의 전당대회 행사가 열린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위법행위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2020년 8월27일.

 

″여러분들의 투표가 법을 준수하는 미국인들을 보호할지 아니면 우리 시민들을 위협하는 폭력적인 무정부주의자들과 선동자들, 범죄자에게 무제한의 자유를 줄 것인지 결정할 것입니다.” 트럼프가 바이든을 사회주의의 ”트로이 목마”로 규정하며 말했다. 

트럼프는 바이든과 민주당 같은 ”좌파”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자유롭고, 공정하고, 뛰어난 국가”로 보는 게 아니라 ”죄를 지은 대가로 처벌 받아야 할 사악한 국가”로 간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가 이룩한 모든 것들이 지금 위험에 처했습니다.” 트럼프가 선언했다. ”이 선거는 우리가 미국의 삶의 방식을 지켜낼 것인지, 아니면 그것을 완전히 뒤흔들고 파괴할 급진적인 운동을 허용할지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트럼프는 자신의 첫 번째 임기 동안 이뤄낸 성공은 정치적 아웃사이더를 원하는 ‘보통 사람들’ 덕분이었다고 말했고, 자신이 그동안 워싱턴 정치권의 엘리트 정치인들과 싸워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가 이전의 삶, 좋은 삶이었습니다만, 이전의 삶을 떠났던 그 순간부터, 저는 오직 여러분들을 위해 싸웠습니다.” 트럼프의 말이다. ”저는 정치 기득권들이 전혀 생각하지 못했고 절대 용서하지 못할 일들을 해냈습니다. 바로 워싱턴 정치의 기본적인 규칙을 깨어가면서 제가 했던 약속들을 지켜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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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락연설을 한 이날 행사에는 1500여명의 청중들이 참석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은 지켜지지 않았고,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 2020년 8월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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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진행된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행사에 참석한 청중들. 2020년 8월27일.

 

트럼프는 정부의 다른 인사들과 마찬가지로 마치 미국이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난 것처럼 행동했다. 지금도 여전히 매일 4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고, 수백명이 코로나19로 사망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이날 백악관 사우스론에 운집한 1500여명의 청중들 중 절다대수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사회적 거리두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100% 원격으로 진행된 민주당 전당대회와는 달리, 트럼프는 반복된 기립박수와 환호 속에서 마음껏 현장의 스펙터클과 분위기를 즐겼다.

그리고는 자신이 ‘성공적인’ 코로나19 대응을 이끌었다고 언급했다.

″최근 몇 개월 동안 우리나라, 그리고 온 세상은 새롭고 강력한 보이지 않는 적의 공습을 받았습니다.” 트럼프가 말했다. ”용감한 미국 선조들처럼 우리는 이 도전에 맞서고 있습니다. 우리는 생명을 구하는 치료법을 보급하고 있고, 올해 말까지,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일찍 백신을 생산할 것입니다.” 

″우리는 바이러스와 팬데믹을 종식시키고, 그 어느 때보다 강한 모습으로 일어설 것입니다.”

트럼프는 이미 전문가들이 코로나19 방역 성공 여부를 판별할 지표로 활용될 수 없다고 지적한 치명률(확진자수 대비 사망자수)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미국이 ”전 세계 어느 주요 국가보다 낮은 치명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여러분은 그 얘기를 듣지 못하시죠. 그들(언론)은 그걸 쓰지 않습니다. 쓰고 싶어하지 않아요. 그들은 여러분이 그걸 알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트럼프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재난지원금, ”가장 빠른 (경제) 회복 속도”, ”이 나라 역사상 최대” 규모인 신규 일자리수 등을 자신의 성과로 내세웠다. ”최대한 많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 우리는 과학과 팩트, 데이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는 동안 과학과 전문가들의 조언을 끊임없이 무시해왔던 트럼프가 말했다.

또 트럼프는 최근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발생한 경찰의 흑인 과잉총격 사건으로 인한 시위를 언급하며 자신을 ”법과 질서”의 수호자로 묘사했다. ”경찰의 잘못된 행위가 있으면 사법체계가 잘못된 일을 저지른 사람에게 철처하고 완전한 책임을 물어야 하며, 그렇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과 같은 상황을 결코 내버려둬서는 안 됩니다. 폭도들이 (거리를) 지배하도록 놓아두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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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후보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0년 8월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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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끝난 뒤, 화려한 불꽃놀이가 진행됐다. 사진은 백악관 인근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시민들이 야유를 보내고 있는 모습. 2020년 8월27일.

 

바이든이 자신을 ‘공감능력 없는 인물’로 묘사한 것에 대응하듯, 트럼프는 ”미시간, 오하이오, 뉴햄프셔, 펜실베이니아의 해고된 노동자들은 조 바이든의 공허한 위로의 말이 아니라 일자리를 되찾아오고 싶어한다”고도 했다. 모두 경합주로 분류되는 지역들이다. 

″조 바이든은 미국 정신의 구원자가 아닙니다. 그는 미국 일자리의 파괴자입니다. 그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는 미국적 위대함의 파괴자가 될 것입니다.” 트럼프가 목소리를 높였다.

″조 바이든은 커리어 내내 미국인들의 꿈을 아웃소싱하고 그들의 일자리들을 해외로 내보냈고, 국경을 열었고, 그들의 아들과 딸들을 끝없는 해외의 전쟁터로 내보내 싸우게 만들었습니다.” 

트럼프가 정부 시설인 백악관을 공화당의 정치 행사인 전당대회 무대로 활용한 것에 대한 비판과 위법 논란이 제기됐지만, 트럼프는 백악관이라는 ‘무대효과’를 충실히 활용했다. 

″그들은 전 세계 최고의 동네에서 담장으로 둘러싸인 집에 살고 있으면서 국경을 개방하려고 합니다. 그들은 개인 경호원을 두고 있으면서 경찰 예산지원을 끊으려고 합니다. 이번 11월에 우리는 이 실패한 정치 계급의 시대를 영원히 끝내야 합니다.” 트럼프가 말했다.

″현실은 제가 이곳... (박수) 이 건물 이름이 뭐죠?” 트럼프가 시치미를 뚝 떼며 묻자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현실은 우리가 여기(백악관)에 있고 그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