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8일 올해 마지막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가 끝나는 26일 0시부터 잠수교 차량 통행을 전면 통제하고, ‘한강 보행전용교’ 조성을 위한 공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잠수교 조망도. ⓒ서울시
잠수교는 1976년 한강 남북을 연결하는 차량 통행 교량으로 개통했다. 이후 2008년 왕복 4차로 가운데 2개 차로를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를 위한 공간으로 전환하면서 보행 중심 공간으로의 변화를 꾀했다. 최근에는 매년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가 열리는 등 시민들이 한강을 걷고 머무르는 문화 공간으로도 활용돼 왔다.
이번 사업은 이러한 변화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켜 잠수교에서 차량 통행을 완전히 없애고, 교량 자체를 보행 중심 공간으로 전환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잠수교는 다른 한강 교량보다 수면에 가까워 강물과 주변 풍경을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고, 반포대교의 달빛무지개분수도 가까운 거리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서울시는 차량이 사라진 잠수교를 단순히 이동을 위한 다리가 아니라 시민들이 한강의 풍경을 즐기며 자유롭게 걷고 머무는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공사가 시작된 이후에도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객은 잠수교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도로 포장 작업이 진행되는 내년 5월부터 8월까지는 보행자와 자전거를 포함한 모든 통행이 전면 금지된다.
차량 통행이 사라지면서 주변 교통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의 교통영향분석 결과 잠수교를 이용하던 차량이 반포대교로 우회하더라도 주변 도로의 통행 속도가 소폭 감소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2026년 1월 기준 한강에는 모두 33개의 다리가 놓여 있으며, 이 가운데 서울시 행정구역에 속한 다리는 28개다. 이처럼 한강을 가로지르는 교량이 많지만, 대규모 차량 통행이 이뤄지는 기존 교량을 보행전용교로 전면 전환하는 사례는 전국적으로도 매우 드물다. 서울시 역시 앞서 잠수교 전환을 ‘서울시 최초의 한강 보행전용교’라고 밝힌 바 있다.
잠수교가 첫 전환 대상이 된 데에는 개통 후 50년이 지나면서 노후화가 진행된 데다, 홍수 때 수위 상승으로 침수 위험이 큰 잠수교의 구조적 특성도 영향을 미쳤다. 차량 교량으로서의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이미 일부 차로를 보행·자전거 공간으로 전환하고 문화행사를 통해 시민들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차량 중심의 교량에서 보행 중심의 공간으로 기능을 바꾸기에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50년간 차량의 이동을 위한 교량이었던 잠수교는 이제 시민이 한강을 즐기기 위한 공간으로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된다. 차량 통행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다리 자체를 ‘머무는 공간’으로 바꾸는 이번 전환이 한강의 새로운 보행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