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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베트남 택시기사에 납치된 '국민 영웅' 박항서가 공범 무리 발견하고 '급 설렌 이유'는 듣고 나니 저항없이 터졌다

"10명 중 1명은 날 알겠지!" -박항서

베트남 축구 영웅 박항서 감독이 납치당할 뻔한 일화를 공개했다. ⓒSBS
베트남 축구 영웅 박항서 감독이 납치당할 뻔한 일화를 공개했다. ⓒSBS

때는 바야흐로 2018년. 박항서 감독은 당시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베트남이 U-23 아시안컵에서 베트남이 준우승을 거두자, 자축과 휴식을 겸해 아내 최씨와 캄보디아로 여행을 떠났다. 다시 베트남으로 돌아왔을 땐 밤 10시였다. 공항 주변에 택시는 없었다. 

"저 앞으로 하얀 택시 한 대가 보였다. '택시 히어!' 외치더라. '날 알아봤구나' 싶었다." 박항서 감독이 지난 26일 방송된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에 출연해 말했다.

심상치 않은 택시였다. 수상한 힙합 음악이 흘렀고, 기사는 자꾸만 그의 지갑을 흘끔거렸다. "한국 돈 만원을 건네더니 베트남 돈과 바꾸자고 하더라. 안 한다고 했다. '얘가 날 모르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 박항서는 말했다. '베트남 축구 영웅'의 얼굴을 알아봤더라면 수상쩍은 행각을 벌일 리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감독님 지금 납치된 거야요. ⓒSBS
감독님 지금 납치된 거야요. ⓒSBS

"항상 다니는 길이라 잘 아는데, 갑자기 우측 산길로 빠지더라. '어딜 가냐'고 물으니 '오피스 간다'"고 했다. 차는 으슥한 공터에 가서 섰다. "아내에게 '침착해라'고 했다" 박항서 감독은 끌려왔음을 실감했다.

이후 기사가 차에서 내리더니 A4 용지를 가져와 그에게 사인을 요구했다. 박항서 감독은 "얘가 날 모르는구나" 확신했다. "사인을 거부하고 일단 차에서 내리니 10명 정도가 앉아서 차를 마시고 있더라." 납치 공범이 분명하지만, 여기서 박항서 감독은 희망(?)을 봤다. "얘는 날 모르지만 이 10명 중 1명은 알 수 있다"는 기대가 싹텄다.

화색. ⓒSBS
화색. ⓒSBS

이어 "차에서 내리니까 날 딱 쳐다보더니 '오 미스터 박! 박항서!' 하더라. '아, 얘들이 날 아는구나' 안심했다"고 하자, 패널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저 사람 왜 데려왔어? 박항서야 빨리 보내~'라고 했다. 아내와 나보고 차에 타라더니 가라더라. 황당했지만 지금은 추억이다."

유해강 에디터 / haekang.yo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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