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유튜버가 구독자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보유 중인 국내·외 주식 1억 5,0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

구독자 127만 명을 보유한 뷰티 크리에이터 '회사원A'(본명 최서희)는 지난 25일 '1억 5,000만원 여러분께 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이는 의도된 바가 아니었다. 원래는 100명에게만 스타벅스 기프티콘을 줄려는 이벤트를 기획한 회사원A. 영상에 따르면 회사원A는 한 달 전쯤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 신제품 관련 설문조사를 올리면서 "참가자 전원에게 스타벅스 기프티콘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다. "몇 시간 정도 설문조사를 열어두고 100명이 차면 수동으로 끊어야 했다. 근데 담당자가 설문조사를 종료하지 않아 이틀 정도 진행하게 됐다"고 상황을 전한 회사원A. 이어 "당초 (기프티콘) 예산은 100만원 정도였는데, 몇만 명이 참가해서 계산해 보니까 (기프티콘 금액만) 1억 3,000만~5,000만원 정도 된다"고 밝혔다. 개인이 부담하기에는 큰 금액인데 회사원A는 끝까지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회사원A에게는 당장 현금이 부족한 것. "중요한 사실은 돈이 없다. 화장품 발주 대금 대느라 돈이 없어서 오늘~ 내일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어디 돈 빌린 것도 없고 투자 받은 곳도 없다"며 회사원A는 "오롯이 저 혼자 운영하는 회사다. 그래서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지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당장 방법은 집 보증금을 빼는 것 밖에 없다는 회사원A. 이어서 그는 "근데 집을 빼려면 시간이 걸린다. 두 번째는 내가 주식에 부어놓고 까먹고 있는 돈이 있더라. 이걸 현금화시키면 여러분께 기프티콘을 돌릴 수 있다"라며 주식 잔고 계좌를 공개했다. 공개된 그의 자산은 약 1억 5,480만원이었다. 실수라고 사과하고 그냥 넘어갈 법한 규모의 금액이지만 회사원A는 "다행히도 수익률이 45%다. 미국장 거래 가능한 밤에 해외 주식부터 팔겠다"고 나섰다.

약속대로 그는 △애플 36주 △아마존닷컴 100주 △알파벳 AGOOGL 80주 △넷플릭수 5주 △INVESCO QQQ TRUST UNIT SER 1 35주 △테슬라 45주 등을 모두 매도했다.

그중 사람들이 가장 안타까워 한 건 회사원A가 요즘 가장 핫한 주식 중 하나인 엔비디아 주까지 매도한 것이다.  "엔비디아 수익률이 347.48%다. 엔비디아로 돈 벌어서 여러분께 스타벅스 기프티콘 쏜다고 생각하겠다. 내가 주식 팔아서 수습할 수 있는 게 어디냐"라며 그는 약 3,840만원의 수익을 본 엔비디아 43주를 매도했다.

이외에도 △TIGER 미국 S&P500 레버리지 47주 △클리오 106주 △삼성전자 33주 △NHN 30주 △네이버 10주 △코덱스 바이오 68주 △아모레퍼시픽 11주 등 국내 주식까지 다 매도한 회사원A의 모습에 많은 사람이 깜짝 놀랐다. 

이어서 그는 "이렇게 해서 예수금이 1억 4,000만원 정도 나왔다. 이것으로 여러분께 스타벅스 쿠폰 쏘겠다. 설문조사를 30만명이 하지 않은 게 어디냐"라며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결국 그는 남다른 책임감으로 1억 5,000만원어치 기프티콘을 전달했다.

그런 모습을 본 누리꾼들은 "담당자 실수라고 사정 설명하시고 안 주셨어도 충분히 이해했을 텐데 정말 대단하다", "사업가 입장에선 1억 5,000만원은 또 벌면 된다지만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신뢰와 이미지는 그 돈으로 턱도 없다", "신상 화장품 대박 나길 바란다", "상여자다" 등 회사원A의 책임감을 칭찬했다.

안정윤 에디터 / jungyoon.ahn@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