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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논란' 난리 난 '엔비디아 주식' 지금 사도 돈 벌 수 있을까? 조목조목 쉽게 전문가가 짚어봤다(ft.인공지능)

'거품' vs '이제 시작'

엔비디아 자료사진 ⓒAdobe Stock
엔비디아 자료사진 ⓒAdobe Stock

1. 美 나스닥 사상 최고치 기록

미국 뉴욕증시의 대표지수 중 하나인 나스닥 지수가 하루 만에 사상 최고치 기록을 다시 썼다. 1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83.02포인트(1.14%) 오른 1만 6274.94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장중·종가를 모두 포함해 사상 최고치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인공지능(AI)·반도체 업종의 추가 랠리 장이 펼쳐지면서 지수 전반에 탄탄한 상승 흐름을 견인했다. 지난 12개월 동안 260% 급등한 엔비디아는 이날도 종가 기준 4.0% 상승했다. (3월 2일 연합뉴스)

2. 엔비디아 “AI는 30년 만의 혁명적 변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니션 엑스포에서 열린 휼렛패커드(HP)의 파트너 행사에 연사로 나와 “에이아이 피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든 ‘윈도 95’라는 운영 체계 이후) 30년 만의 혁명적 변화”라며 “피시의 위대한 르네상스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31년간 정보기술(IT) 기업의 최고경영자로 다양한 형태의 변화에 직면했다. 피시가 지식을 습득하는 데 가장 영향력 있는 수단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3월8일 한겨레)

엔비디아 자료사진 ⓒAdobe Stock
엔비디아 자료사진 ⓒAdobe Stock

Q. 파파고도 주식 좀 해? 미국, 일본 주식시장이 난리도 아니네?

A. 하하…주식해서 돈 좀 벌었으면, 입 다물고 가만히 있어야지. 요즘 미국 증시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해, 지켜보고 있으려니 정말 배 아파 죽겠어.

미국의 대표적 주가 지수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올해 들어서 16차례나 최고치를 경신했어. 증시의 등락을 더 민감히 반영하는 신생 기술 기업 위주의 나스닥 지수도 지난 2월 29일 16091.92로 장을 마감해, 2021년 11월 19일 기록한 16057.44를 뛰어넘었어.

일본 증시? 거기는 요즘 난리를 넘어 천지가 개벽했다는 소리까지 나와. 30년간 침체를 못 벗어나던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어. 일본 닛케이 지수는 지난 4일 사상 처음으로 4만을 돌파해 4만 109로 장을 마감했어. 닛케이는 1989년 12월 29일 장중 38957, 종가 38915 기록이 최고치였거든. 무려 34년 만에 이 벽을 넘은 거지.

물론 전 세계가 다 그런 건 아니야. 특히 한국이 울상이네. 윤석열 정부는 어떻게든 증시를 띄우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어. ‘코리아 디스카운트’ 즉 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일본을 벤치마킹해 '기업 밸류업(가치 상승) 프로그램'도 발표했어. 효과가 있을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약발이 없네.

Q. 우크라이나 전쟁, 가자 전쟁으로 세계가 암울하잖아. 그런데 왜 이렇게 주가는 올라?

A. 전쟁과 경기가 반드시 반대 방향으로 가는 건 아니야. 전쟁 특수라는 것도 있잖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의 록히드마틴 등 방산업체 주가가 치솟았어. 한국 방산업체도 잘나가잖아.

미국은 2023년 국내총생산(GDP)이 2.5% 성장했어. 2.5%는 미국의 잠재성장률 1.7~1.8%를 크게 웃도는 수치야. 특히 고금리 상황에서 경기 침체가 예상됐는데 2.5% 성장률은 대단한 거야. 인플레이션도 잡혀가고 있고. 한마디로 지난해 미국 경기는 좋았던 거지.

엔비디아 사무실 자료사진 ⓒAdobe Stock
엔비디아 사무실 자료사진 ⓒAdobe Stock

Q. 그런데 전반적으로 경기가 좋다고 해서 주가가 폭등하진 않잖아?

A. 응. 최근 증시 호조는 무엇보다도 현재 가장 뜨거운 소재인 인공지능(AI) 관련 기업, 특히 엔비디아이라는 기업이 이끌고 있어. 잘 알겠지만 엔비디아는 컴퓨터 그래픽 처리에 필요한 반도체와 프로세서를 생산하는 회사잖아. 인공지능 구동에 핵심 장치를 공급해. 엔비디아는 챗지피티가 출시되기 직전인 지난 2022년 10월 14일 이후 주가가 7배가 올랐어. 올해 2월 21일 2023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더니, 거래일 이틀 동안 시가 총액을 2,800억달러나 추가했어. 2,800억 달러면 미국 에스앤피500에 상장된 10위권 기업의 시가총액이야. 어마어마하지?

인공지능으로 직접 장사를 할 구글·애플·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 등 이른바 ‘톱 7’ 역시 호조일 수밖에 없고 이런 빅테크·플랫폼 기업들이 미국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니까 당연히 시장이 확 뜬 거지.

Q. 하지만 엔비디아도 시간이 지나면 주가가 내려가지 않을까? 미국 증시에 거품이 끼었다는 말도 들리던데.

A. 어떤 주식도 영원히 오를 수는 없으니 엔비디아도 언젠가는 상승을 멈추고 하락하겠지. 현재 쟁점은 엔비디아가 이끄는 증시 폭등에 거품이 끼기 시작했냐는 거야.

먼저 ‘거품론’을 소개해 볼게. 세계적 사모펀드 운용사인 아폴로의 수석경제학자 토스턴 슬록은 “현재 에스앤피500의 상위 10대 기업은 1990년대 중반 닷컴 버블 기간 동안 상위 10대 기업보다도 가치가 과대평가됐다”고 분석했어.

토스톤 슬록은 그 근거로 주가수익비율(PER)을 들어. PER은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건데, 이 수치가 높으면 실제 가치보다 고평가된 거야. 즉 거품 가능성이 큰 거지. 1995년 닷컴버블 때 10대 기업의 PER이 19, 2000년엔 25였는데 현재는 30에 육박한대.

투자뉴스레터 하이테크 스트래지스트 편집자인 프레드 하키는 ‘사람들은 엔비디아가 붐이 일었다가 다시 꺼지기를 반복하는 회사라는 사실을 잊고 있다’고 했어. 1993년 만들어진 엔비디아는 1999년 상장 이래 14번이나 주가가 반토막 난 적 있어. 프레드 히키는 엔비디아가 2월 말 이후 하락 국면으로 들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하락세에 베팅하는 투자를 했다고 밝혔어.

Q. 그럼 엔비디아가 거품이라는 거야? 지난 8일 엔비디아가 5.5%나 확 떨어졌네?

A. 아니, 꼭 거품이란 건 아냐. 시장 전체로 보자면 버블이 아니거든. 닷컴버블 때는 인터넷산업이 급성장하면서 1995년 주가가 무섭게 오르기 시작해 2001년 갑자기 내려앉았어. 2000년 말 나스닥 지수가 5000 직전까지 갔다가 2001년 하반기엔 1200수준까지 폭락했거든.

당시엔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내세우면서 많은 스타트업들이 생겨났고, 일단 상장만 하면 주가가 수직 상승했어. 하지만 주가가 워낙 고평가된 데다 신생기업들이 내세운 비즈니스 모델이 근거가 없다는 것이 증명되자 바로 거품이 폭발해버렸지. 그런데 현재는 스타트업 상장 붐이 없어. 소수 빅테크 기업만 잘나가지. 1990년대 말 닷컴버블 때 나스닥 지수는 향후 12개월간 예상 수익에 기초한 PER이 100 이상이었는데 현재는 27이거든.

앞에서 PER 설명했잖아. 엔비디아는 향후 12개월간의 예상 수익에 비해 32배 정도에 거래되는데 지난 2년간은 38배였어. 엔비디아가 최근 주가 폭등에도 향후 PER이 낮은 건 수익도 급등해서 그래. 매출 총 이익률이 같은 기간 동안 53.6%에서 76%로 늘었어. 이 때문에 엔비디아는 낙관론이 우세해. 월스트리트 분석가 59명 중 54명이 매수 의견을 냈어.

엔비디아 주식 자료사진 ⓒAdobe Stock
엔비디아 주식 자료사진 ⓒAdobe Stock

Q. 듣고 보니 답답하다. 거품이라는 거야, 아니라는 거야?

A. 주식값은 하느님도 모른다는 말이 있잖아? 파파고는 업계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해서 말하는 거니까 참고만 해.

지금은 거품이 아니라 거품이 끼는 순간이라는 것이 지배적 의견이야. 텍스트를 입력하면 이미지를 생성하는 ‘스태이블 디퓨전’을 출시한 ‘스테이블 AI’의 최고경영자 에마드 모스타크는 “‘닷 AI 버블’은 사상 최대의 버블일 텐데 아직 시작도 안 했다”고 말했어.

인공지능에 필요한 총 투자는 약 1조 달러가 될 텐데 아직 초기 개발 단계이고, 엔비디아는 이런 초반부에 수혜를 입는 기업이라는 거야. 인공지능이 더 개발돼 인공지능 플랫폼 회사들이 시장에서 본격적 수익을 내는 상황이 어른거릴 즈음에 버블이 폭발할 거래.

엔비디아는 닷컴버블 초기 때 시스코와 비슷하다는 분석이 나와. 초반부엔 인터넷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니까, 관련 장비 네트워크 선두주자인 시스코가 시장을 선도했어. 1995년 2달러 아래 수준이었다가 2000년엔 80달러에 육박했지. 버블이 꺼지자 시스코는 주가 10달러 수준까지 갔다가 다시 착실하게 회복해서 지금은 48달러에 거래되고 있어. 시스코는 버블에 편승한 터무니없는 회사가 아니라 건실한 블루칩이었거든. 엔비디아도 거품 낀 턱없는 회사가 아니잖아. 하지만 초기 개발붐이 지나면 주가도 많이 내려가지 않을까.

Q. 그럼 엔비디아에 투자해도 되겠다?

A. 자꾸 그런 식으로 묻지 마. 전문가 의견은 장기적 차원에서 받아들여야지. 당장 주가가 어떻게 널뛸지는 아무도 몰라. 만약 인공지능 관련 거대 플랫폼 기업이 등장한다고 해도, 이는 기존 빅테크 기업에 1~2곳 더 추가하는 정도일 거야. 애플·구글·아마존은 이미 인공지능 개발에 박차를 가해서 오픈에이아이와 겨루는 수준까지 올라갔거든.

어쩌면 인공지능 버블은 이미 절정인지도 몰라. 그동안 시장에서 버블에 대한 우려가 나올 때 버블은 계속되다가, 그런 우려에도 시장이 더 질주하면 버블 걱정이 사라져. 그러면 바로 버블이 폭발하곤 했어. 닷컴버블, 코로나버블, 일본 버블 다 마찬가지였거든.

거품의 바로미터가 된 비트코인이나 금값 봐. 무섭게 오르고 있잖아. 시장의 광기는 늘 다른 형태로 변주됐어. 대박을 노리려 한다면 쪽박 찬다는 시장의 경구를 부디 잊지 말아 줘.

한겨레 정의길 기자 /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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