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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사자 도도와…” 무려 8년간 열악한 환경서 혼자 지내다 청주동물원 옮겨진 ‘갈비 사자’ 바람이에게 진짜 반가운 일이 생겼다

곧 짝꿍이 생긴다!

건강을 회복한 바람이. ⓒ청주동물원 제공
건강을 회복한 바람이. ⓒ청주동물원 제공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비쩍 마른 몸 탓에 ‘갈비 사자’로 불리다가 청주동물원으로 옮겨져 건강을 회복한 수사자 ‘바람이’(19)가 함께 지낼 친구를 만난다.

청주동물원은 오는 23일 오후 3시께 ‘바람이’와 암사자 ‘도도’(12)를 합사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합사는 암수컷 동물을 한 공간에서 생활하게 하는 것인데, 바람이와 도도는 청주동물원 주 방사장(1000여㎡)에서 생활하게 된다.

바람이와 함께 할 암사자 도도. ⓒ청주동물원 제공
바람이와 함께 할 암사자 도도. ⓒ청주동물원 제공

청주동물원은 지난 8월 이후 합사를 위한 사전 훈련을 진행했다. 바람이와 도도가 생활하던 공간에 서로의 물건을 두는가 하면, 체취를 맡게 하는 등 시각·후각 훈련도 진행했다.

김정호 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은 “바람이가 온 지 한 달 동안은 건강이 좋지 않은 데다 환경이 바뀐 탓에 의기소침했지만, 최근에는 심신이 어느 정도 회복됐다. 합사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바람이는 2004년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태어나 2016년부터 경남 김해 부경동물원에서 지냈으며, 사람 나이로 치면 100살 안팎의 초고령이다. 바람이는 8년 동안 혼자 생활했으며,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깡마른 몸으로 안타까움을 샀다.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깡마른 바람이. ⓒ부산학대방지연합 제공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깡마른 바람이. ⓒ부산학대방지연합 제공
청주동물원 관계자 등이 지난 7월5일 바람이를 이동식 상자에 넣어 옮기고 있다. ⓒ청주동물원 제공
청주동물원 관계자 등이 지난 7월5일 바람이를 이동식 상자에 넣어 옮기고 있다. ⓒ청주동물원 제공

청주동물원은 바람이가 쓸쓸한 여생을 보낸다는 소식을 듣고, 부경동물원에 입양을 제안해 지난 7월5일 청주동물원으로 옮겼다. 사자는 ‘멸종위기에 처함 야생동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 관리 대상이어서 낙동강유역환경청의 이동 승인까지 받았다.

바람이는 청주동물원으로 옮긴 이후 3개월여 만에 건강을 회복했다. 김 팀장은 “눈으로 볼 때 갈비가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살이 올라 대략 10~20㎏ 정도는 몸무게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워낙 고령이라 다리 등에 퇴행성 질환이 있지만, 요즘은 장난감으로 장난을 치기도 하는 등 심신이 안정을 찾았다”고 말했다.

바람이와 함께 지낼 도도는 그동안 함께 했던 먹보(20)와 사별했다. 김 팀장은 “먹보가 올해 들어 건강이 좋지 않았는데 최근 갑자기 악화해 동물보호단체 자문 끝에 저세상으로 보냈다”며 “엠아르아이·시티 등 촬영에서 간암이 발견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겨레 오윤주 기자 /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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