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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만요.." 클래식 공연장에 환경운동가가 갑자기 난입하자 유명 지휘자가 품격 있는 방법으로 사태를 바로 진정시켰다

공연이 멈췄고....

러시아 출신의 유명 지휘자가 공연 중 무대에 난입한 환경운동가들에게 품격 있는 대응을 보여줘 화제다.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 지휘자인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는 8일(현지시각) 스위스에서 클래식 오케스트라 공연을 지휘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두 명의 남녀 스위스 환경 운동가가 무대로 난입했다. 당연히 관중은 당황했고 연주도 잠시 멈춰야 했다. 이때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가 나섰다. 

CNN에 따르면 그는 사전에 이들이 난입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막는 대신 다른 방법을 선택했다. 그는 "이 젊은이들은 할 말이 있다고 한다. 부디 아무 말 없이 한 번 들어달라. 우리(오케스트라 측)은 이들과 약속을 했다. 환경운동가들은 할 말이 있고, 우리는 그걸 들어주고 이후 아무 말 없이 지나갈 것이다 (연주를 계속하겠다)"라며 관중에게 호소했다. 처음에는 객석에서 짜증과 탄식이 나왔지만 지휘자의 말에 조금씩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후 여성 환경운동가가 말을 시작했다. "안소니(남성 환경운동가)와 나는 매우 걱정스러운 마음에 이 자리에 섰다. 이 콘서트를 방해하게 되어 매우 유감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정말로 해결해야 할 기후 비상사태가 존재한다."

이때 관객석에서 야유가 나오자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는 "멈춰달라. 이들이 그저 말을 끝내게 들어달라. 이후 연주를 계속하겠다. 만약 야유가 계속되면 나는 이 무대를 즉시 떠나겠다. 나는 이들이 말을 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그 약속을 깨지 않게 해달라"라고 부탁했다. 

다행히 그는 약속을 지킬 수 있었고 두 환경운동가도 할 말을 마친 뒤 평화롭게 퇴장했다. 이후 두 환경운동가가 속한 단체는 X(구 트위터)를 통해 "유로프스키의 지지에 감사하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다만 이번 공연의 총감독 마이클 해플리게어는 이 사태에 유감을 표명했다 "공연이  예상치 못하게 환경운동가들 때문에 중단돼서 유감이다. 우리는 환경 문제를 지지한다. 하지만 두 운동가가 행동한 방식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예술가들뿐만 아니라 우리 관객들을 방해했다."

오케스트라 자료사진 ⓒAdobe Stock

"지휘자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는 침착하고 매우 건설적으로 반응했고 활동가들에게 의견을 간략하게 표현할 기회를 주었다. 추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그들은 강제 퇴거되지 않았고 다시 공연이 이어질 수 있었다. 침착한 대응 덕에 (난입에도) 공연이 멈춰진 시간은 4분 정도였다."

현재 전 세계 환경 운동가들은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점점 더 세간의 이목을 끄는 행사들에 참석해 갑자기 행사를 중단 시키거나 미술관 등에 입장해 유명 작품에 페인트를 던지는 등의 시위를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타당한 시위다', '민폐다' 등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안정윤 에디터 / jungyoon.ahn@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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