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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약하지 않다" 60살 나이에 아시아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거머쥔 양자경이 고국에 '금의환향'해 던진 묵직한 당부

"누구도 우리를 가두게 둬선 안 된다"

양자경 ⓒGetty
양자경 ⓒGetty

아시아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미셸 여(양자경)가 고국 말레이시아에 금의환향했다. 양자경은 “여성은 약하지 않다. 누구도 우리를 가두게 둬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배우 양자경은 지난 18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수상 뒤 첫 고국 기자회견에서 “나는 아주 재미있고 다양하고 진취적인 영화제작자들과 계속해서 일할 수 있어 축복받은 사람”이라며 “그 덕에 내가 진정으로 믿는 발언권, 다양성, 특히 여성의 권리 신장과 같은 가치를 위해 싸울 수 있었다”고 밝혔다. 양자경은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우리가 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 누구도 우리를 상자에 가두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양자경 ⓒGetty
양자경 ⓒGetty

그는 “참 어렵고 외로운 여정이었다. 하지만 마침내 우리는 이 자리에 왔다”며 “이번 수상은 우리 모두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희망의 등불”이라고 말했다. ‘포스트 양자경’이 되고 싶은 젊은이들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요청에 그는 “내가 되지 말고 당신이 되라. 당신은 더 잘할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올해로 60살인 양자경은 지난달 제95회 아카데미 영화상 시상식에서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아시아 여성 배우가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상 당시 양자경은 나이 든 여성들을 향해 “황금기가 지났다는 말을 절대 믿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한 바 있다. 이어 “이 상은 제 엄마께 바친다. 84살 어머니가 계신 집으로 트로피를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양자경은 그 약속을 지켰다. 그는 지난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어머니가 오스카 트로피를 들고 있는 사진과 돌아가신 아버지의 묘비 앞에 트로피를 들어 보인 사진을 올렸다.

양자경은 다시 영화 제작에 나설 계획을 밝히며 말레이시아 영화계를 지원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이전에 영화 제작을 한 적이 있고, 이제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나는 항상 도전을 추구한다”며 “말레이시아에 훌륭한 영화제작자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이 재능을 발휘할 기회와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겨레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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