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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컬럼비아대학교 연구원들이 3D 프린터로 '먹을 수 있는' 치즈케이크를 만들었다

영양에 민감한 소비자들에게도 희소식.

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 ⓒ제니 인스타그램, Mahrous Houses on Unsplash
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 ⓒ제니 인스타그램, Mahrous Houses on Unsplash

요리 대신 프린터로 먹고 싶은 음식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영화에서만 가능할 법한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의 연구진들은 오븐 대신 3D 프린터를 통해 치즈케이크를 만들어냈다. 지난 21일(현지시각) 과학 학술지 네이처에 해당 논문이 실리며 본 연구는 크게 주목을 받았다. 

밀가루 등의 재료를 섞어 반죽을 만들고 빵을 굽는 대신, 모든 과정은 3D 프린터로 이루어졌다. 연구 논문의 공동저자이자 컬럼비아대학교 크리에이티브 머신 랩의 조나단 블루팅어 박사는 "만약 이 기술이 시장에 도입된다면 MP3 파일 없는 아이팟을 갖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때문에 이를 더 많은 일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레시피를 다운로드 받고, 자신만의 레시피를 만들고, 이 기계(3D 프린터)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영감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며 말을 이었다. 

물론, 프린터로 음식을 만드는 것이 정통적인 요리 방식이 아닌 만큼 진입장벽이 있을 수 있다는 점 또한 인지했다. 블루팅어 박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아마도 이 단어(3D 프린팅)에 따르는 낙인이 있을 것"이라며 "보통 인쇄라고 하면 산업적인 과정을 떠올린다. 하지만 재료를 써는 등의 과정이 없다는 점을 제외하면, 3D 프린터 또한 기본적으로 반죽의 형태에서 음식을 만들기 때문에 큰 차이가 없다"고 전했다. 

실제로 프린트한 케이크와 그 단면도. ⓒnpj/Jonathan David Blutinger
실제로 프린트한 케이크와 그 단면도. ⓒnpj/Jonathan David Blutinger

3D 프린팅을 통해 음식을 만드는 행위는 사실 새로운 일이 아니다. 영국의 푸드 잉크라는 회사는 3D 프린터를 통해 식물성 스테이크를 만들고 팝업 레스토랑을 열고, 슈가 랩이라는 한 스타트업 회사는 설탕을 제조하는 등 3D 프린터는 요리에 꾸준히 활용되어 왔다.

케이크 조각을 만드는 일은 여러 재료를 배합해 만든다는 점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도전이었다. 밀리미터 단위로 재료 배합과 온도를 설정을 하는 만큼, 오븐보다 더 정교한 작업이 가능하기도 하다. 

그렇다면 맛은 어떨까? 블루팅어 박사는 로알드 달의 소설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 수프, 소고기, 블루베리 디저트 맛이 차례로 나는 껌을 예로 들며, "맛의 파도가 시시각각 미각을 자극한다. 치즈케이크의 맛을 실제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게 3D 프린팅의 멋진 점"이라고 전했다. 

3D 프린터로 인쇄되고 있는 치즈케이크. ⓒJonathan Blutinger via BBC/Columbia Engineering
3D 프린터로 인쇄되고 있는 치즈케이크. ⓒJonathan Blutinger via BBC/Columbia Engineering

이 요리법의 또 다른 장점은 영양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정확한 칼로리 수치나 탄수화물, 지방, 설탕 함량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화불량이나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사람들 또한 3D 프린터로 제조한 음식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역시나 가장 큰 진입장벽은 가격이다. 블루팅어 박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3D 푸드 프린터의) 가격을 낮추고, 음식의 맛도 적당해야 한다"며 가정 내 도입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의견을 내비치며, 혁신에 대한 엔지니어로서의 욕망 또한 보였다. "아날로그 기술에 소프트웨어를 도입하고 싶어하는 욕망은 언제나 있어 왔다"는 것이 엔지니어로서의 그의 설명이다.

 

문혜준 기자 hyejoon.moon@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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