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사이 네 번째로 치러진 총선에서도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정당은 없었다.
전통적 우파 정당은 참패했고, 극우정당이 급부상했다.
문재인(등 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대선후보가 권력을 잡고 싶어하는 욕망-욕구를 인정-존중해야 한다. 그것을 전제로 '양자가 합의가능한' 해법을 시도해야 한다. 정치연합은 본질적으로 '지분연합'이다. 지분연합을 전제하되 더욱 진일보한 형태는 가치와 정책에 기반한, 공동정부이다. 문재인 후보는 '87년 김대중'이 아니라, '97년 김대중'에게서 배워야 한다. 그것은 바로 1) 상대방의 지분을 보장하는 + 2)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따위가 아니라) 정치적 담판에 의한 + 3) 가치와 정책의 공통점에 기반한 공동정부의 구성이다. 1997년 김종필은 차기 대통령 가능성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내각제 개헌을 매개로 했다. 2017년 안철수는 다르다.
나는 야권의 분열 자체가 잘못이라 보지 않는다. 더 문제는 갈라진 후 양 야당이 정권 비판과 정책 경쟁을 통해 대중들의 열망을 깨우지 않고, 인재영입, 중도 전략을 통해 표 얻기에 치중한다는 데 있다. 기존 야당 지지표를 갈라먹는 정치는 두 야당 모두를 몰락시킬 것이다. 민감한 국가 현안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는 당이 변화의 주역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중앙 정부와 마찬가지로 교육, 의료, 사회 서비스 예산을 가혹하게 삭감했던 카탈루냐 보수 정부는 모든 긴축 정책의 책임을 중앙 정부에 떠넘겨 시민들의 분노를 피해 갔다. 다른 유럽 국가들에서는 국수주의자와 포퓰리스트들이 기회를 포착하고 위기의 틈을 타 외국인 혐오증, 반 유대인 정서, 이슬람 공포증을 악용했는데, 카탈루냐에서는 스페인이라는 국가에 책임을 돌린 것이다. '스페인은 우리를 강탈하고 있다'는 악명 높은 슬로건은 스페인 다른 지역들에게 퍼주지 않아도 되는 독립된 카탈루냐는 더 부유하고 번영할 것이라는 유혹의 말에 넘어간 카탈루냐인들 사이에서 유명해졌다
문제는 부채탕감 없이 긴축만을 강제하는 현재의 구제금융으로는 그리스의 부채문제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제통화기금은 그리스의 국가부채비율이 2022년에도 GDP의 170퍼센트에 달할 것이며, 문제 해결을 위해 상당한 부채탕감이나 30년의 상환연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대로라면 몇 년 후 그리스가 부채를 갚지 못해 다시 그렉시트의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고, 현재의 불균형이 지속된다면 다른 남유럽 국가들도 비슷한 지경에 처해 유로존의 유지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따라서 부채탕감이나 긴축의 완화 없이는 그리스의 비극은 끝나지 않을 것이며 다음 막의 비극의 주인공은 유럽이 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어리석은 인간이 자초한 이 현대의 비극에서 카타르시스의 순간은 결코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