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1도 없음.
“학생들에게 자발적으로 권고했을 뿐 강제하지 않았다” - 세종대
2020년 설에는 이것을 내밀어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펭수로 세대 대통합.
학부모들이 '인서울'에 목을 매는 이유가 있다.
우리는 가급적 좁은 곳에서 떼지어 살아가려고 발버둥을 친다. 이유는 단 하나. 공장식 밀집사육 방식을 택하는 이유와 같다. 공간 이용의 효율성 덕분에 수익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수도권 규제를 단두대에 올려 과감하게 풀자"는 정부의 슬로건을 비롯하여 그간 외쳐진 수도권 규제 철폐나 완화의 논리들을 살펴보라.
요즘은 왜 채용이 확 줄어들고, 인문계 채용은 거의 전멸인가? 과거에 비해 직종/직급이 훨씬 더 구분되고 정리돼, 어느 회사나 비슷비슷해졌기 때문입니다. 회계 시스템이 비슷해지면 회사 A에서 일하던 사람이 회사 B로 옮기기 쉽겠죠. 인사과 시스템이 비슷해지면 인사과 인력들도 움직이기 쉬워집니다. 이럴 경우, 신입을 채용해서 교육시키는 것보다, 다른 회사에서 일하던 경력직을 데리고 오면 회사 입장에서는 시간, 비용, 위험부담이 엄청나게 절약됩니다. 신입을 채용하면 교육시키는 시간, 사수가 뺏기는 시간, 그리고 교육시키고 나서 이직하면 손해 보는 돈이 아주 많지만 경력직은 그렇지 않거든요.
PAPER는 멋진 사람과 근사한 가게, 신기하고 귀여운 물건을 보여줬다. 그런 건 거의 다 서울에 있었다. 나는 그 잡지를 보면서 서울이라는 도시를 동경하고 또 동경했다. 부모님이 바라던 부산대를 거부하고 인서울 대학에 간 이유의 90%는 PAPER 때문이었다. 서울에 오고 싶어서 그렇게 필사적으로 부모님과 싸우고 여기까지 왔는데 서울은 그렇게 대단하지도 멋지지도 않았다. 그러나 더 슬픈 것은 서울 밖은 더더욱 별로라는 거다. 어떤 서울 토박이들은 이사나 전근으로 서울을 뜨게 되면 마치 벼랑 끝에서 등을 떠밀린 것처럼 슬퍼했다. 서울은 서울이기 때문이다.
'인서울 광풍'은 모두를 불행하게 만든다. 살던 곳을 떠나 지방으로 밀려나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는 서울 학생들도 고통을 당하지만, 인서울 진입에 성공한 지방 출신 학생들은 비싼 학비와 주거비 문제로 빈곤의 비애를 겪어야 한다. 수명이 늘어난 반면 노후 자금이 부족해 퇴직 후에도 은퇴하지 못하는 '반퇴 시대'에 부모들은 또 무슨 죈가. '인서울 대학'에 자녀를 보낸 지방 부모들은 '반퇴 푸어'가 아니라 '당장 푸어'가 되는 고통을 감내해야 하며, 덩달아 지방 경제도 큰 어려움을 겪는다.
함정게임에 갇힌 이들은 노오력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조금만 참으면 승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으로 힘을 내어 노오력을 해보지만, 점점 노오오력, 노오오오력을 펼쳐야 하는 현실에 직면합니다. 일반적인 경쟁과 달리, 함정게임이 지닌 두 가지 특징 때문입니다.
내년까지 2만7000명이 지방으로 더 내려가겠지만, 이들의 가족 동반 이주율 역시 20%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왜 그런가? 무엇보다도 자녀교육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인서울'이라는 속어의 유행이 잘 말해주듯이, 서울 소재 대학에 대한 집착이 병적인 수준으로 대중화된 세상에서 공부하는 자녀를 지방으로 데리고 내려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교육부는 '인서울' 강화 정책을 씀으로써 오히려 혁신도시 사업의 취지에 역행하고 있다. 교육부가 추진한 전국 4년제 대학 204곳의 2015학년도 정원 감축분 8207명 중 7844명(96%)이 지방에 몰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