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면 연기 패션이면 패션!
"무주택자라 아프고, 아프니까 청춘이다(?)"
홈쇼핑에서 과일 팔고, 엠넷 ‘쇼미더머니’에도 출연했다.
나의 감정이 메마르고 내 삶의 짜릿함이 점점 줄어가는 것은 어쩌면 얻지 못해서가 아니라 얻는 것에 익숙해졌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얌전하게 커버가 씌워져 있는 작은 차 옆에는 누가 봐도 값비싸 보이는 외제차가 먼지를 잔뜩 뒤집어 쓰고 아무렇게나 주차되어 있다. 길거리의 오뎅국물 하나에 행복해 하는 아이들 곁에는 이 동네에는 왜 이렇게 맛난 음식점이 없냐며 투덜대는 어른들이 걸어간다.
특별한 계기나 사건으로 180도 변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가끔 들려오긴 하지만 '인생역전' 이나 '개천에서 용 났다'는 이야기가 이슈가 되는 것은 역설적으로 보면 대부분은 각자가 가진 일정한 모양을 유지하면서 살아간다는 반증인 것 같기도 하다. 어릴 적 꿈처럼 하늘도 날고 우주 최고의 과학자도 되면 좋겠지만 그것들은 노력의 유무와도 그다지 상관 관계가 높은 거 같지는 않다. 강의를 다니다 보면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는 어떤 계기로 인해서 장애를 그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었냐는 것이다.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그 결정적인 순간 어떻게 행동했을까? 마지막까지 배에 남아 최후를 맞는 영화 속 선장이 될 수는 없다면, 나보다 승객 목숨을 먼저 생각해 탈출시키는 영웅적 선원이 될 수는 없다면, 최소한 희박한 확률의 대형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회사 이익을 희생하도록 만드는 사장이나 직원은 될 수 있었을까? 그것조차도 쉽지는 않았으리라는 게 나의 솔직하고 좌절스러운 답이었다. 여전히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패러다임은 '먹고사니즘'이다. 안전이나 직업윤리보다는 속도와 회사 이익과 생존이라는 가치에 우선순위가 있다. 이를 거슬러 행동하려면 영웅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순응해도 문제는 있다. 운이 없으면 대형사고를 만나 순식간에 악마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