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칠맛 나는 언어유희 보소
씨네21 최장수 연재 작가, 2021년 말부터 백혈병 투병
힘든 환경이었지만 '코미디'를 통해 꿈과 희망을 반짝반짝 키워낸 소년.
앞서 일베 용어를 자막에 사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워크맨'
핀란드는 성과 이름을 법으로 규제하고 있다.
”형, 이거 진심 아닌거 알죠?”
성폭력 사건에 대한 보도에서도 피해 상황을 흥미 위주로 소비하는 언론행태
지배언어체계를 전복하는 것은 피지배자의 해방에 있어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언어 수행이 가지는 다층적이고 맥락적인 측면에 대한 매우 섬세한 고려가 따라야 한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남성들의 언어가 가해자의 언어이고, 여성들의 언어가 피해자의 언어라면 여성들의 언어는 길게 볼 때 해방적이되 가해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전복적이되 본질적으로 폭력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것이 피지배자의 언어가 지배자의 언어체계를 전복시키고 새로운 해방의 언어로 발돋움할 수 있는 제일의 조건이라고 나는 믿는다.
그리고 2016년 5월 30일, 구의역, 스크린도어 위. 또다른 포스트잇이 붙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죽음을 조건으로 하는 노동으로 내몰렸던 또 하나의 생명이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강남역 살인사건 희생자를 비롯하여 한국사회에 만연한 죽음들이 고통스럽게 외치고 있는 하나의 메시지를 우리에게 다시 전한다. "평등해야 안전하다."
영국 출신의 스타 디자이너 로스 러브그로브는 "아름다움은 자연으로부터 오며, 우주는 언제나 똑같은 것을 디자인하지 않습니다"라고 당당히 말하기도 했다. 또한 "디자이너의 역할은 매너리즘에 빠진 사람을 놀라게 하고 사람들에게 더 나은 것을 알게 해주고 생각을 도우며 인식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새로운 자원을 어떻게 찾느냐는 방청객의 질문에는 장난스런 미소를 띠며 이렇게 말했다. "섞어보세요.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말이죠. 혼합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야 합니다."
브루클린 정도는 아니어도 이제 성수동이 흥미로운 동네가 되고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특히 서울숲역 뒤편은 마치 일본의 한적한 마을처럼 좁은 도로에 자그마한 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프랜차이즈가 아닌 각자 개성 넘치는 개인 가게로. 길거리 전체가 일종의 아카이브인 셈이다. 가게와 간판은 마치 아카이브를 채우고 있는 작품 같다는 느낌이 든다. 괜히 천천히 걸으면서 구경하고 싶은 길. 이는 디자인이 가져온 변화고, 독창적인 개인 숍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이다. 그야말로 성수동에 '힙'이 터지고 있는 셈이다. 물론 간판에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