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바람과는 다르게 세상은 천천히 진보하고 있다
나는 개인적인 싸움을 계속 이어갈 생각이다. 나는 지금도 사과를 기다리고 있다.
‘진보’, ‘민주’, ‘대안’, ‘공정’ 같은 온갖 좋은 말을 참칭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불관용 원칙'
불행히도 좌파 자유주의의 공적 영역 또한 갈수록 트위터 문화의 규칙들에 지배되고 있다. 짧은 글, 톡 쏘는 대꾸, 냉소적이거나 화난 논평이 지배적일 뿐 다단계의 논지 전개는 설 자리가 없는 것이다. 글의 한 대목(한 문장 또는 문장의 일부)을 잘라내서는 그에 대응하는 식이다. 이런 트위터식 대응을 지탱하는 입장은 자기 정당성과 '정치적 올바름' 그리고 잔인한 냉소주의의 결합이라 할 수 있다. 무엇이든 문제적인 발언이 감지되는 순간 자동적으로 그에 대한 대꾸가 발사되는데, 그것은 대체로는 상식적 수준의 '정치적 올바름'에 입각한 대응이다.
감옥에서는 오후 5시에 밥을 먹고 5시 반부터 TV가 나왔다. 7시에 뉴스를 보고, 드라마 1편, 불후의 명곡을 보면 9시에 TV가 끊겼다. 일상이 그랬다. 그런 뒤 점호를 하고 공식적으로는 자는 시간이다. 하지만 보통 9시에 점호가 끝나면 이부자리 펴놓고 책을 보곤 한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이 시간은 평화의 시간이다. 평온 그 자체다. 출소하기 전날 밤 9시가 됐는데 감옥 동료 두 명이 나를 힐끗힐끗 쳐다봤다. 이불을 깔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눈치를 보는 것이다. 내가 자정이 넘으면 출소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불을 깔라고 했다.
한국은 7월 8일 사드 도입을 공식 발표함으로써 동맹을 재확인시켰다. 미·중 패권다툼에서 '고래 싸움에 등터지는 새우'마냥 그야말로 초라한 모습을 연출했다. 사드가 우리의 안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로 가는 길에 진정 도움이 될 것인지, 또는 '죽음의 키스(kiss of death)'가 될 것인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사드 배치를 이렇게 서둘 필요는 없었다는 사실이다. 미국 차기 정부가 들어선 다음에 판단하고 결정해도 결코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