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해서 다행.
직접 백도라지를 캐기 위해 산에 올랐다.
의사와 소속병원의 책임을 명확히 했다.
'무상 의료'의 환상 너머
그러나 아버지를 보내드렸을 뿐, 아직 해결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 강신명과 구은수는 공직생활에 아무런 흠결 없이 명예롭게 퇴임했고, 나머지 살인경찰 일당도 징계는커녕 무려 승진을 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인을 해놓고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다니, 범죄자 친화적인 국가라고 해도 할 말이 없다. 박근혜도 탄핵됐고, 구속영장이 청구된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 밑에서 살인을 저지른 강신명의 구속영장도 청구될 날이 머지않았다고 기대해본다. 오랜 시간을 기다려 세월호가 물 위로 올라왔듯, 나와 우리 가족도 언제까지나 기다릴 것이다.
정치적 의사를 표시한 스티커는 '민폐'나 '무개념' 행동이 되는가? 의경들의 고충은 생각도 못한? 트위터에서 이미 여러 사람들이 지적한 말을 그대로 옮기면, 저것은 "대자보를 지저분하다고 떼는" 행위이기도 하다. 어째서 목소리를 시위대가 나서서 자진 철거하는지? 백도라지님의 말처럼 우리가 시위에 나가서 맞닥뜨리는 의경이나 방패, 물대포 등은 공권력이 육화한 것이다. 고 백남기 농민의 죽음의 책임을 엄밀하게는 그 자리에 없었던 강신명에게 묻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들에게 서사를 부여하고 공권력으로서가 아닌 개인으로서의 고충을 헤아리는 것은 행정적 책임자를 사적으로 해석하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
동생의 시댁형님은 올해 1월 아들을 출산했습니다. 친정이 발리인 시댁형님은 새로 태어난 손자를 친정부모님에게 보여드리고자 발리에서 아들의 세례식을 하기로 하였고 동생의 시아주버니도 부모님을 비롯해 가족들을 데리고 같이 처가댁인 발리로 갔습니다. 예전부터 계획이 되어 있던 일정입니다. 단지 아버지께서 운명하시는 순간, 발리에 동생이 머물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사실과 전혀 다른 주장을 하며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에게 말하겠습니다. 가족을 잃은 슬픔 속에 하루 하루를 힘들게 보내고 있는 우리 가족들을 모욕하는 일은 그만두기 바랍니다.
내 자녀들이, 후손들이 조금 더 나은 세상에서 살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싸워왔던 건데, 그러지 못해서 미안하단다. 누가 누구에게 가져야 할 부채감인지 나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는 그 부채감 때문에 스스로에게 모질게 굴었나보다. 서울로 올라가셨다. 그를 기다린건 지난 40년, 그가 싸워왔던 유신이 남겨둔 딸이었다. 그리고 그 딸은 백 선생에게 물대포를 쏘았다. 그 노인이 그렇게 땅바닥에 쓰러졌는데, 거기다 대고 조준사격을 했다. 그만하라는 고함도 듣지 않았다. 누군가는 게임을 즐겼고, 누군가는 목숨만 겨우 부지한 채 중환자실로 이송되었다.
"딸의 입장에서는 그래요. '아빠는 대의를 위해 싸우셨다' 그런 이야기 말고 그냥 아빠로서 할아버지로서 그렇게 자기 삶 즐기다 가셔도 되는 거잖아요. 아빠가 저렇게 된 것도 안쓰러운데, 아빠가 평생을 바쳐 싸워온 세상이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는 게 너무 화가 나요. 그런데도 아빠는 자기가 미안하대요. 자기가 그렇게 나섰던 건 내 자녀들이, 후손들이 조금 더 나은 세상에서 살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어서 그렇게 싸워왔던 건데 지금 보니 달라진 게 없어서 너무 미안하대요. 어떻게 인생이 그래요. 너무 불쌍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