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본토 전역을 미사일 사정권 안에 둘 수 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와의 회담에서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군사적으로 해결하지 않는다, 북한 문제 해결의 주도권을 한국이 쥔다는 동의를 받아냈다. 김정은이 참관한 가운데 실시된 화성-14형의 발사는 문재인-트럼프 합의를 뿌리째 흔든다. 문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어렵사리 대북 선제·예방 타격론과 김정은 체제 붕괴론을 잠재웠다. 김정은의 도발은 워싱턴의 분위기를 180도 바꿀 것이다. 북한에 억류됐다 귀국한 대학생의 죽음에 부글부글 끓는 미국이다. 북한 선제타격론과 붕괴론이 다시 대두돼도 놀랄 일은 아니다.
우드로 윌슨 센터의 국제안보연구소장 로버트 리트웍은 2월에 낸 『북한 핵 돌파 방지』라는 소책자에서 트럼프 정부가 핵과 체제 교체(regime change)를 분리해 핵탄두를 20개의 현 수준에서 동결한 뒤 강압적 관여(coercive engagement)로 북·미 수교와 평화협정 체결까지 가는 정책을 채택할 것으로 전망한다. 강압적 관여란 힘으로 압박해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내는 것이다. 이 방안이면 북한은 핵탄두 20개의 억지력을 유지할 수 있어 좋고, 중국은 한반도 전쟁과 북한 정권 붕괴를 막을 수 있어 좋고, 미국은 핵탄두 소형화와 미국을 타격할 ICBM 개발을 막을 수 있어 좋다. 한국은 전쟁이 안 나서 좋은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