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없는 것 같기도 해야 그 정치적 효과가 더 커집니다. 이걸 '핵 그림자 효과'라고 하는 핵무기의 패러독스입니다. 말하지 않아야 더 효과가 큰 핵무기의 문법이자 소통법입니다. 주적이 사라진 유럽이라면 몰라도 지정학적 민감성이 매우 큰 동북아시아에서 미국이 대놓고 전술핵을 배치하는 법은 없습니다. 미국의 전술핵이 한반도에 배치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한국 내에서 전술핵 배치 문제를 정치적 쟁점으로 최대한 키우는 것입니다. 단지 논쟁이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주변 정세가 영향을 받습니다. 천만인 서명운동에 돌입한 자유한국당이 바로 이 짓을 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위협에 맞서서 남한이 고를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무엇일까? 북한에의 굴종이나 남한만의 독자 핵무장이 모두 선택지가 될 수 없다면 그야말로 우리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져 버린 것일까? 필자는 여기에서 우리가 북한 핵위협에 대항하여 고를 수 있는 대응책으로 남한에 미군의 전술핵을 재도입하는 것이 그나마 나쁜 방법 중 제일 덜 나쁜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그 근거들을 제시하여 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