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는 북한을 더욱 고립시킬 것이고 미국과 일본은 독자적인 제재를 강화할 것이다. 중국은 북한과의 금융·교역을 더 제한할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김정은이 그만한 각오도 없이 저런 무모한 도발을 하겠는가. 도발-제재-도발-제재...의 무한 사이클만 되풀이될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와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 핵·미사일 문제는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좋지만 우리의 요구는 한발 더 나가야 한다. 트럼프로 하여금 북한에 최고의 압박을 가하면서도 선제·예방 공격은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라고 요청해야 한다. 약자인 김정은은 그런 말을 먼저 못 한다. 말 폭탄이 계속 불꽃을 튀기면 어떤 재앙적인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대북 압박과 전략 자산 전개는 전쟁 방지를 위한 것이지 전쟁을 위한 것이 아니어야 한다. 오늘 한국인들에게 지상명령은 전쟁 예방과 평화가 아닌가.
우드로 윌슨 센터의 국제안보연구소장 로버트 리트웍은 2월에 낸 『북한 핵 돌파 방지』라는 소책자에서 트럼프 정부가 핵과 체제 교체(regime change)를 분리해 핵탄두를 20개의 현 수준에서 동결한 뒤 강압적 관여(coercive engagement)로 북·미 수교와 평화협정 체결까지 가는 정책을 채택할 것으로 전망한다. 강압적 관여란 힘으로 압박해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내는 것이다. 이 방안이면 북한은 핵탄두 20개의 억지력을 유지할 수 있어 좋고, 중국은 한반도 전쟁과 북한 정권 붕괴를 막을 수 있어 좋고, 미국은 핵탄두 소형화와 미국을 타격할 ICBM 개발을 막을 수 있어 좋다. 한국은 전쟁이 안 나서 좋은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