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꽃"이라고 지칭한 '착한 과장'과 "어디서 분 냄새를 풍기고 다니냐"는 '나쁜 부장'은 같은 사고에서 출발한다. 단지 그 말이 '견딜 만한가' 정도만 차이가 날 뿐이다. 그리고 그중 대부분은 무엇이 문제인지도 인지하지 못한다. 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내가 장동민과 다르다'는 선언도 아니고 '나는 일베를 하지 않는다'는 증명도 아니다. 우리 안에 보편적으로 펼쳐진 여성혐오와 젠더감수성 문제에 대한 고민과 개선이다. 만약 당신이 아직도 '여성은 꽃'이라는 말이 왜 문제가 되는 지 모르고 '개념녀'라는 말을 칭찬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매일 누군가에게 '견딜 만한' 여성비하를 하고 있을 수도 있다.
너무 미안했습니다. 아이에게 미안하고, 그 부모에게 너무 미안했습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는 세월호 침몰 당시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내었습니다. 유가족과 희생자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뉴스꼭지가 MBC 로고를 달고 방송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지난 2012년 MBC 파업 이후, MBC 뉴스가 망가지고 보도의 공정성이 무너지는 것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뉴스가 세월호를 침몰시킨 건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여론 형성의 책임이 있는 언론이라면, 희생자 가족들의 상처는 보듬을 수 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세월호 관련 보도는 국민들의 여론을 분열시키고, 유가족을 정치적으로 고립시켰을 뿐, 그 마음을 위로하는 데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