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봉하마을을 방문한 김건희 여사의 비선 논란을 묻는 질문에 ”봉하마을이라는 곳이 국민 모두가 갈 수 있는 곳 아닙니까?”라는 동문서답을 내놨다.

15일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난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불거진 김건희 여사의 비선 실세 논란 관련 질문을 받았다.

김건희 여사는 지난 13일 영부인으로서는 첫 단독 일정으로 경남 김해의 봉하마을을 방문했고, 이날 김 여사와 동행한 한 여성에 대해 무속인 논란이 번진 바 있다. 대통령실은 해당 여성은 충남대학교 무용학과 겸임 교수로 김건희 여사와 잘 아는 사이라서 봉하마을 일정에 함께했다고 해명했다.

그런데 대통령실의 이 해명이 더 큰 문제를 불렀다. 더불어민주당은 영부인으로서 임한 공적 일정에 친한 친구를 대동한 것이 바로 비선 실세라며 김건희 여사의 부적절한 행동을 문제삼았다.

조오섭 민주당 대변인은 14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실에 보좌 직원이 없어서 사적 지인이 대통령 부인으로서의 활동을 도와왔다면 이 또한 비선 논란을 자초하는 것”이라면서 ”대통령실은 김건희 여사와 동행한 인물이 무슨 역할을 했는지 밝히기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까지 시켰던 키워드 ‘비선 실세’가 다시 등장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신경도 안 쓰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선거 때부터 그런 얘기 많이 들었다. 언론에 사진이 나온 분은 저도 잘 아는, 제 처의 오래된 부산 친구다. 아마 권양숙 여사님 만나러 갈 때 좋아하시는 빵이라든지 이런 걸 많이 들고 간 모양인데, 부산에서 그런 거 잘하는 집을 안내해준 것 같다. (물건을) 들 게 많아서 같이 간 모양”이라고 설명하면서 ”봉하마을이라는 곳이 국민 모두가 갈 수 있는 곳 아닙니까?”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김건희 여사는 무속인 논란을 빚었던 여성 외에도 자신이 운영했던 코바나컨텐츠 출신 인사들과 봉하마을을 찾았는데,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글쎄, 공식적인 수행이나 비서팀이 전혀 없기 때문에 혼자 다닐 수도 없고 그래서 뭐… 그렇다고 뭐... 방법을 좀 알려주시죠”라고 말했다.

관련 질문이 쏟아지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모르겠다”라는 황당한 답변을 하기도 했다.

최근 공적인 행보를 넓히고 있는 ‘영부인’ 김건희 여사를 위해 제2부속실 설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나온다고 하자 윤 대통령은 ”모르겠습니다. 제가 대통령을 처음 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공식·비공식 이런 걸 어떻게 나눠야 할지, 대통령 부인으로서 안 할 수 없는 일도 있고 이걸 어떤 식으로 정리해서 해야 할지, 저도 (대통령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한 번 국민 여론을 들어가며 차차 생각해보겠다”라고 답했다.

도혜민 기자: hyemin.do@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