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좀비’ 정찬성이 UFC 두 번째 타이틀 도전에서 다시 한번 실패했다.
10일(한국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의 비스타 베테랑스 메모리얼 아레나에서 열린 UFC 273 메인이벤트에서 정찬성(35)은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34·호주)에게 4라운드에서 TKO로 패했다.
정찬성은 지난 2013년 조제 알도를 상대로 한국인 최초 UFC 타이틀전을 펼쳤으나 어깨 부상으로 4라운드에서 TKO 패한 바 있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정찬성은 피투성이 얼굴을 한 채 아쉬움을 털어놨다.
″어느 때보다도 자신 있었고, 어느 때보다도 몸과 상태가 좋았고 지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넘을 수 없는 벽을 느낀 것 같았어요. 시합을 지면 항상 그렇지만, 언제든 그만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시간이 조금 더 지나봐야 알겠지만 나는 더 이상 챔피언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느끼고 있어요. 내가 이걸 계속하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정찬성은 이후 인스타그램에 경기 소회를 남겼다. 그는 ”아쉽거나 후회되거나 그래야 하는데 그런 게 전혀 없습니다. 후련합니다. 몸 상태도 완벽했고 모든 캠프가 완벽했는데도 너무 완벽하게 져버려서 하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대해 주신 분들에게 죄송하고 걱정해 주시는 분들에게 고맙다. 저는 괜찮습니다. 챔피언이 이 정도라는 걸 배운 것에 허탈할 뿐. 나의 실패가 대한민국 격투기 다음 세대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정찬성의 진솔한 고백에 ‘격투기 선배’ 김동현은 ”대한민국 격투기는 정찬성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었다. 앞으로 10년이 지나도 깰 수 없는 최고의 커리어를 두 주먹으로 맨몸으로 부딪혀 만들어 낸 찬성이 너무 존경하고 또 앞으로도 영원히 응원한다. 오늘 많이 슬픈 날이었어. 이제 안 맞고 안 다치고 때리기만 했으면 좋겠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김동현은 정찬성 이전에 한국인 최초로 UFC에 진출한 격투기 선수다.
도혜민 기자: hyemin.do@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