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실리콘밸리와 할리우드 '핫 아이템'이자 울로 만들어 ‘지속가능한’ 운동화가 한국에 진출했다 (사진, 인터뷰)

FINDS|천연 소재로 만든 운동화 올버즈(allbirds)

  • 박수진
  • 입력 2020.09.12 11:18
  • 수정 2020.09.12 22:05

박디터의 FINDS ⑤|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는 브랜드를 알아봅니다.

스니커즈 '울 러너'
스니커즈 '울 러너' ⓒallbirds

‘세계에서 가장 편한 신발’, ‘운동화계의 애플’, ‘실리콘밸리의 유니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투자한 운동화’, ‘엠마 왓슨의 공항 패션.’

불과 5년 전 창업해 지금은 실리콘밸리와 할리우드에서 핫한 운동화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올버즈’(allbirds)를 수식하는 말이다. 올버즈가 마침내 한국에 진출했다. 북미, 유럽, 중국과 일본 등에 이어 9번째다.

스니커즈 '울 러너'
스니커즈 '울 러너' ⓒallbirds

올버즈는 ‘울’(wool)로 신발을 만든다. 지난 2017년 초 무렵 세상에 알려졌다. 할리우드 스타들과 실리콘밸리의 IT 업계 종사자들로부터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던 시기다. 배우 엠마 왓슨은 평소에도 인스타그램 등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속가능성’, 즉 친환경적인 가치를 가지고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를 알려왔다. 그런 왓슨이 ‘편해서 공항갈 때 자주 신는다’며 ‘친환경 신발’ 올버즈를 추천한 것이다.

같은 해 8월에는 뉴욕타임스가 올버즈만을 다룬 기획 기사를 실었다. 제목은 ‘실리콘밸리 사람들과 어울리려면, 이 울(wool) 신발을 신어라’였다. 구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 전 트위터 대표인 딕 코스톨로, 벤처 투자자 벤 호로위츠 등 테크계 유명 인사들이 모두 이 올버즈 운동화를 신은 모습을 보고 쓴 기사다. 기자는 올버즈를 ‘실리콘밸리 사람들의 유니폼’이라며 “(한때 유니폼이었던) 크록스(crocs) 다음은 올버즈”라고 표현했다.

이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투자 소식,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퇴임 후 공식 석상에 신고 나타나는 모습 등이 보도되면서 이 이름은 더욱 유명해졌다.

[2020년 7월 올버즈를 신은 오바마]

편하고, 맨발로 신어도 땀 흡수가 잘 되며, 친환경적인 신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업 올버즈는 놀랍게도 패션이나 섬유 업계가 아닌, 전직 축구선수와 생명공학 기술자가 공동으로 창업했다. 프로 축구선수 출신인 팀 브라운과 생명공학기술자 조이 즈위링거가 그들이다.

선수 시절 나이키 등 스포츠웨어 대기업의 스폰서 제품을 착용한 경험이 있는 브라운이 먼저 “합성소재가 아닌 천연소재로 만든 노브랜드 운동화를 만들고 싶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즈위링거는 이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발전시켰다.

뉴질랜드산 ‘메리노 울’이 구세주였다. 그들은 메리노 울이 촉감도 좋고 땀을 잘 흡수한다는 것을 알았다. ‘울 운동화’는 당시엔 크나큰 도전이었지만, 그들은 과감했다. 깔창은 사탕수수를 가공해 개발한 ‘스위트폼’으로 만들었고, 용제는 모두 수성으로 선택했다. 운송회사 역시 쓰레기를 적게 배출하는 회사인지를 고려해 선택했다. 그렇게 스니커즈 ‘울 러너‘는 출시하자마자 ‘대박’이 났다. 이제 올버즈는 러닝화와 슬립온, 생활방수가 가능한 스니커즈 등 6종의 운동화를 판매한다.

양말처럼 더욱 얇고 가벼운 착화감에 집중한 슬립온
양말처럼 더욱 얇고 가벼운 착화감에 집중한 슬립온 ⓒallbirds

올버즈가 한국 온라인 스토어를 런칭한 것은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친환경적이고 편한 신발을 구입할 기회이기도 하지만, 올버즈에게도 기다려왔던 한국 소비자들을 드디어 만난다는 의미를 가진다. 올버즈의 인터내셔널 팀 리더 산딥 베르마(Sandeep Verma)는 “오랫동안 한국 진출을 계획하고 있었다”고 허프포스트코리아에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시장은 아시아 전체에서의 성공을 위해서 중요한 시장”이라고 이번 진출의 의미를 설명했다.

베르마에게 서면으로 직접 궁금한 것들을 물었다.

러닝화 '대셔'
러닝화 '대셔' ⓒallbirds

- 한국에 올버즈가 드디어 진출했군요.

= 한국 소비자들이 올버즈의 미니멀리즘,  혁신적인 기술에 관심을 보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 쪽으로는 한국이 전세계 트랜드세터로 인정 받고 있거든요. 한국 소비자들이 올버즈 신발에 좋은 반응을 보여주기도 했고요.

 

- 정말 편하면서 친환경적인 신발인가요?

= ‘더 나은 방법으로 더 나은 것들을 만드는 것’을 슬로건으로 삼고 있어요. “제품이 지구와 소비자에게 동시에 좋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올버즈는 합성 소재 대신 천연 소재를 사용해서 신발을 만들어요. 특히 밑창은 (폼롤러 등을 만드는) EVA폼인데요, 저희는 사탕수수를 가공해서 이 EVA폼을 만들었어요. ‘스위트폼’이라고 부르는, 세계 최초의 ‘녹색 EVA폼’이죠.

올버즈는 처음부터 ‘지속가능성’을 실천하는 걸 기반으로 만든 회사이기 때문에, 소재를 친환경적인 것으로 바꾸는 게 가장 중요하면서 기본적인 부분이었어요. 울과 사탕수수 외에도 유칼립투스 섬유 등 재생 천연 소재를 활용합니다.

소비자들이 지속가능성을 위해 제품의 품질에 대한 기대를 낮출 필요가 없기를 바랍니다. 소재가 남다른 만큼 제품의 디자인도 독특해지는 장점도 있는 것 같아요.

ⓒallbirds

- 소재도 친환경적이지만, ‘탄소 중립 공정’도 추구한다고 알고 있어요.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량에 책임을 진다는 뜻이잖아요.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 계속 탄소배출량 줄이는 법을 연구해왔어요. 저희가 탄소를 배출하는 만큼 다른 탄소 저감 사업에 투자해 결국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기 위해서, 2019년 4월에 ‘올버즈 탄소 펀드’를 만들었어요.

양을 키우고, 원단을 운송하고, 공장을 가동하는 모든 과정에서 탄소를 어쩔 수 없이 배출하게 되는데요, 그만큼 풍력 발전이나 재생 농업(땅을 재건하거나 유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농업 방식)과 같은 사업에 이익을 투자하면서 환경에 미치는 여파를 상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러닝화 '대셔'
러닝화 '대셔' ⓒallbirds

- 2020년에 가장 추천할 만한 제품은 무엇인가요?

= 올해 초 출시한 첫 러닝화 ‘대셔’(Dasher)입니다. 지금까지도 지속가능하면서 편한 신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대셔’는 성능에 가장 신경 쓴 제품이에요.

 

- 혹시 사기 전에 신어볼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 올버즈는 온라인 판매를 기본으로 해요. 일부 도시에 쇼룸 형태의 팝업스토어 정도는 운영하고 있지만요. 샌프란시스코, 뉴욕, 런던, 베를린, 베이징, 도쿄 등이죠. 당장 계획은 없지만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는대로 한국에도 곧 팝업스토어를 열 수 있기를 매우 희망합니다.

 

- 사실 저도 미국 구매대행을 통해서 올버즈 신발을 산 적이 있어요. 받아보니 신발에 ‘Made in Korea’라고 써있더라고요. 찾아보니 한국 부산에 제조 공장이 있던데, 어떻게 한국 회사와 협업하게 된 건가요?

= 5년 전 올버즈가 처음 시작할 때부터 한국의 노바인터내쇼널(Nova)과 함께 하고 있어요.

메리노 울로 신발을 만드는 것은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에요. 그래서 최고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줄 수 있는 업체를 찾아야 했죠. 정말 많은 제조업체들을 알아봤고, 그러다 노바를 알았어요. 장인정신이 있고, 혁신에도 적극적이었다는 점 때문에 그들을 선택했죠. 지금까지 올버즈에게는 정말 중요한 파트너입니다.

 

*대화는 명료한 전달을 위해 축약, 정리되었습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환경 #스타일 #뉴질랜드 #스포트라이트 #운동화 #Finds #스니커즈 #올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