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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CCTV를 비추면 범죄 가능성을 예측하는 시대가 온다

ⓒ연합뉴스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면 범죄를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그만큼 완벽한 '범죄 기계'도 등장할 것입니다."

김대식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6일 오전 서울동부지검 대회의실에서 열린 '알파고 시대의 인류와 범죄' 특강에서 "인공지능 발전은 수사기법만큼 범죄도 빠르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새로운 산업이 등장하면 새로운 범죄도 등장하기 마련"이라면서 "기술은 유토피아를 가져올 수도 있지만 디스토피아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면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최근 발표된 인공지능 연구 사례를 나열하면서 해당 연구 결과를 이용하면 어떻게 범죄 예방에 활용할 수 있는지, 거꾸로 악용할 경우 어떤 범죄가 가능한지 검찰을 대상으로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인공지능이 범죄자 얼굴을 알아볼 뿐만 아니라 어떤 장면을 보고 어떤 상황인지 인식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폐쇄회로(CC)TV가 골목을 비추다가 범죄 가능성이 높다고 인식하면 그에 맞게 대응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또 "테러 용의자에게 테러조직 리더 사진을 보여줬을 때 그 사람은 처음 본다며 잡아떼더라도 실제로는 아는 사람일 경우 그가 아무리 포커페이스여도 뇌파는 반응한다"면서 "바꿔 말하면 이제 기계로 뇌를 해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미국에서는 최근 '샌프란시스코 범죄 분류(crime classification)'라는 프로젝트도 진행됐는데, 도시 안에서 일어난 범죄를 모두 데이터로 집어넣었더니 기계가 범죄를 예측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단순 범죄는 물론 대형 테러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면서 인공지능이 수사기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역으로 인공지능이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사실도 거듭 강조했다.

김 교수는 "현재 기술을 활용하면 누군가의 목소리를 기계가 완벽히 위조해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서 "보이스피싱에 활용될 수 있음은 물론, 이제 '보고 들었다'고 해서 사실로 믿을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작년 실리콘밸리 혁신상을 수상한 '크리스퍼 카스나인(CRISPR-CAS9)'은 유전자를 정교하게 편집할 수 있는 기술"이라면서 "아직도 유전자 증거를 100% 신뢰할 수 있다고 확신하느냐"고 반문하자 검찰 관계자들이 술렁거리기도 했다.

그는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이 금융 범죄에 활용될 경우를 상상해보라면서 "알파고에게 바둑이 아닌 범죄 방법을 학습시키면 완벽한 범죄 기계가 탄생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레오 트로츠키의 명언을 비틀어 "당신은 정보기술(IT)에 관심이 없더라도, IT는 당신에게 관심이 많다"면서 "본인 분야가 IT와 무관하다고 생각해 경계를 게을리하면 IT에게 잡아먹히게 된다"고 강조하며 강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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