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상이라는 이름으로 이런저런 활동을 한지 5개월 정도 되었다. 그리고 많은 레즈비언 커플을 만났다. 그들은 도대체 어떻게 서로를 만나고 고백하고 사랑하게 되었을까? 그들은 어떻게 여자사람친구에서 여자친구 혹은 애인이 되었을까? 내가 직접 만나거나 SNS 등을 통해 이야기를 나눈 커플들 중 다섯 커플의 사례를 간단하게 정리해봤다.

마포구의 어느 한 교회, 촬영 기무상

"같은 교회 다니는 사이예요. 저는 원래 레즈비언이었고 언니는 여자를 사귀어본 적이 없어서 처음에 제가 고백했을 때 많이 놀라더라고요. 하지만 결국은 이렇게 사귀게 됐죠."

"제 애인은 저랑 같은 과 동기예요. 같이 수업도 듣고 과제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졌어요. 단둘이서 애인 자취방에서 과제를 하는데 제가 기습뽀뽀를 했답니다. 그 이후로 캠퍼스 커플이 되었어요. 다른 친구들은 아무도 몰라요. 아마 베스트 프렌드라고 생각할 거예요."

"레즈비언 어플을 통해서 서로 알게 됐어요. 한 달 정도 톡으로만 얘기하다가 만나보기로 했어요. 톡할 때도 서로 엄청 잘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만나니까 정말 그렇더라구요."

"카페를 통해서 친해진 친구가 한 명 있었어요. 그 친구랑 같이 밥을 먹게 됐는데 우연히 그 친구의 동생이 근처에 있어서 셋이서 밥을 먹게 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제 친구가 일부러 자리를 만든 거였더라고요. 그렇게 셋이 밥을 같이 먹고 한두 달 후에 제가 고백했죠."

"제가 다니던 학원의 선생님이셨어요. 수업 들으면서 마음을 키워갔지만 감히 다가갈 수가 없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친해졌고 알고 보니 저랑 나이 차이도 별로 안나더라구요. 그래서 용기 내어 따로 만나자고 하고 결국은 고백하게 되었답니다."

여자로서 사랑하는 여자와 사귀기까지 물론 힘들고 괴로운 과정을 거쳐야 하겠지만, 어떤 사랑이 그렇지 아니한가. 만약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리고 그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오늘 한 번 고백해보는 건 어떨까. 오늘부터 우리는 여자사람친구가 아닌 여자친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