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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1월 16일 06시 39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1월 16일 06시 42분 KST

냉동왕교자만두 5개 제품을 비교 시식했다

박미향 기자

비비고왕교자. 사진 박미향 기자

박미향 기자의 맛대맛 | 냉동왕교자만두

추운 겨울에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만두가 최고의 간식이다. 집에서 만들기가 번거롭다는 이유로 대형마트 등에서 파는 냉동만두를 찾는 이들이 많다. 2012년까지만 해도 한입에 쏙 들어가는 크기의 교자만두인 ‘고향만두’(해태제과)가 1987년 등장 이후 20년 넘게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해왔고, 2008년 출시된 두툼하고 큼직한 ‘개성왕만두’(동원F&B)가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교자만두와 왕만두의 장점을 적절하게 섞은 ‘비비고 왕교자’(씨제이제일제당)가 2013년 출시되면서 견고했던 냉동만두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지난해 ‘비비고 왕교자’는 전체 냉동만두 시장의 30~40%가량을 차지하는 교자만두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40%(출처 링크아즈텍)를 기록하며 이전까지 부동의 1위였던 ‘고향만두’를 제치고 정상에 올라섰다.

이에 질세라 비슷한 콘셉트의 냉동왕교자만두들이 시장에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 ‘순% 소담만두’(해태제과), ‘개성왕교자만두’(동원F&B), ‘궁중왕교자만두’(오뚜기) 등이 잇따라 출시됐고 풀무원은 왕교자만두인 ‘푸짐한 만두’에 이어 지난해 12월 ‘생왕교자’를 시장에 또 내놨다. 3869억원 규모의 냉동교자만두 시장에서 설 명절을 한달 앞두고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 각종 미디어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요리연구가 이보은 선생, ‘연희동 요리 선생님’으로 유명한 메이킴 선생과 함께 이들 5개 업체의 냉동왕교자만두를 비교 시식해봤다. 비교 시식에 앞서 전통의 강자인 ‘고향만두’와 ‘개성왕만두’도 맛을 봤다.

이보은(이하 이): 고향만두는 전통이 깊죠. 추억 하나씩은 다들 있을걸요. 개성왕만두는 큼직해서 ‘제대로 만두를 먹는구나’ 하는 느낌을 주는군요.

기자: 만두는 소가 너무 적으면 밀가루 맛만 나요. 비비고 왕교자와 생왕교자부터 먹어봐요.

메이킴(이하 메이): 비비고 왕교자 하면 가수 ‘싸이’가 생각나요. 만두 이미지와도 잘 맞고 외식업을 하는 싸이의 모친도 떠올라요. 광고 모델 선정이 탁월합니다.

기자: 5개 업체 모두 밀가루는 수입이고, 소 재료인 돼지고기의 경우 순% 소담만두만 수입입니다. 나머지는 모두 국내산 돼지고기예요.

순% 소담만두. 사진 박미향 기자

이: 수입 돼지고기는 푸드 마일리지(식품이 식탁에 도착하는 거리)가 길잖아요. 맛 차이가 날 겁니다. 오랫동안 냉동 상태에 있었으니 해동하면 수분이 많아져요. 식품회사들의 해동 기술이 중요할 거 같군요. 제대로 해동 안 하면 냄새가 날 겁니다.

메이: 돼지고기도 부위를 살펴봐야 해요. 지방이 많은 부위라면 구웠을 때 더 맛있어요.

이: 비비고 왕교자는 당면이 많아 좋은데요. 생왕교자보다는 비비고 왕교자의 피가 더 쫄깃해 맛있어요.

기자: 당면은 1910년대 황해도에 처음 공장이 생겼다고 합니다. 그 이전의 조선시대 잡채는 당면 없이 채소로만 만들었죠. 요즘 만두는 당면만두 같아요.

메이: 냉동만두는 다 비슷하고 일관된 맛이 나는 거 같아요. 뭔가 조미료를 많이 넣은, 즉석식품 특유의 맛이라고나 할까요.

이: 비비고 왕교자는 소로 들어간 채소가 너무 다져졌군요. 으깨진 거 같은 맛이에요.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도 살짝 나요. 저는 너무 치댄 소를 안 좋아합니다. 식감이 없거든요.

기자: 마치 말라버린 채소를 오래 삶아 으깬 것 같아요. 좋게 보면 부드럽고 나쁘게 보면 씹는 맛이 부족하군요.

메이: 생왕교자는 같은 냉동만두라도 맛이 다르군요. 부드러우면서도 씹는 맛이 있고 소와 피가 잘 붙어 있어요. 하지만 인공조미료 향이 강하네요. 비비고 왕교자는 피와 소가 잘 떨어지네요.

이: 소만 보자면 생왕교자는 “나 냉동만두야. 하지만 건강하게 만들려고 노력했어” 하는 거 같아요.

기자: 생왕교자는 돼지고기, 당면, 채소 등 소가 확연히 구별돼서 좋군요.

이: 교자만두에 표고버섯 조금만 넣어도 맛이 확 달라지는데 업체들이 그런 시도는 안 하는군요. 요즘은 마트의 ‘원 플러스 원’ 행사 상품보다 몇천원 더 주더라도 맛있는 걸 사잖아요.

메이: 다 ‘왕만두’라고 하는데 실제 왕만두는 이런 형태가 아니죠. 더 커요.

이: 예전에 제품으로 나온 만두들이 작았으니 이 정도만 돼도 왕만두라고 생각하는 거죠.

기자: 지금 30~40대들은 주로 고향만두를 간식으로 먹고 자랐어요. 당연히 만두는 그런 모양이고 그런 맛이 진짜 만두 맛이라고 무의식적으로 기억하죠.

메이: 맞아요. 고향만두로 어머니들이 만두탕수, 군만두 등 간식을 만들어주었죠.

기자: 만두는 한국인들이 정말 좋아하는 먹거리 같아요.

메이: 탄수화물과 채소를 같이 먹으면 사람들은 맛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양에서는 샌드위치가 대표적이고 동양에서는 만두가 그런 거죠.

이: 지방마다 만두의 맛과 크기 등이 다르잖아요. 고기 싫어하는 집은 생선살을 넣기도 하거든요. 젓갈이나 파가 안 들어간 만두용 김치를 따로 만드는 집도 있어요. 만두는 그 집의 가풍을 드러내는 것 같아요.

개성왕교자만두. 사진 박미향 기자

기자: 이번엔 순% 소담만두, 궁중왕교자만두, 개성왕교자만두 순으로 먹어볼까요?

메이: (다른 왕교자만두보다 동그랗고 아담한 순% 소담만두를 보고) 모양이 확연하게 달라서 군침이 돌아요.

이: 당면이 도드라지게 많고 부드럽군요. 뻑뻑하지 않아요. 피가 맛있어요.

생왕교자. 사진 박미향 기자

메이: 소가 훨씬 부드럽고, 당면이 많아요. 피 윗부분 주름이 비비고 왕교자나 생왕교자보다 적어서 좋아요. 주름이 많으면 찌다가 주름끼리 들러붙을 수 있고 잘 말라요. 주름이 적으니 피가 맛있다는 생각이 들죠.

이: 순% 소담만두는 돼지고기 특유의 비릿한 향이 약간 돌아 안타깝네요.

궁중왕교자만두. 사진 박미향 기자

기자: 피와 소가 좀 따로 노네요. 궁중왕교자만두는 어떤가요?

메이: 다른 만두들은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비슷한 수준이거든요. 이 만두는 다른 것들과 확연히 차이 나요. 맛이 없어요.

이: 묘한 후추 맛이 나요. 중국집 향도 나고. 다시 살 것 같진 않아요. 돼지고기 자체가 덩어리로 씹혀요.

기자: 개성왕교자만두에는 제주산 돼지고기를 넣었다고 하는군요.

이: 돼지고기 씹히는 질감이 좋네요. 훌륭해요. 소의 양은 적어 보이지만 당면이 충실하게 들어갔어요.

기자: 고기 씹히는 맛이 탁월한데요. 소에서 다채로운 맛과 식감이 느껴져서 좋아요. 피는 평범하지만요.

메이: 저도 소가 좋다고 생각하지만 이 만두와 ‘개성’ 지역에 무슨 관련이 있을까 싶어요. 이름만 보자면 순% 소담만두가 정체성과 딱 맞아요. 소담하게 생겼잖아요.

비비고왕교자. 사진 박미향 기자

기자: 총평 한마디씩 부탁드립니다.

이: 설 명절에는 개성왕교자만두나 생왕교자 살 거 같군요.

메이: 만두는 돼지고기나 당면의 양보다 채소를 더 잘 조리해 넣어야 맛있어요. 그런 점을 업체들이 신경썼으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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