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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 책상에 열감지 모니터를 설치한 회사는 어떻게 되었나?

***최근 영국의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직원들의 책상에 열을 감지해 무선으로 감시하는 ‘OccupEye’를 설치했다고 보도된 바 있습니다. 이 기사는 이러한 행위가 직원들의 근로 태도와 생산성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글입니다.***

지금은 상사가 직원들을 감시하는 게 그 어느 때보다 쉽다. 하지만 감시하겠다는 건 잘못된 생각일 수도 있다. 일부 회사들은 업무가 더 순조롭게 진행되게 하겠다고 직원 감시를 정당화하지만, 감시는 사기를 해치고 사업 전반의 성과에 파급 효과를 가질 수도 있다.

버즈피드는 런던의 데일리 텔레그래프에서 월요일에 출근한 직원들이 책상 아래에 열 감지 모니터가 설치된 걸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그들이 얼마나 분노했던지를 생각하면 감시의 부작용은 명백하다.

(미처 알지 못했던) 텔레그래프 직원의 상당수는 버즈피드 기사나 트위터를 보고 자신의 책상에 열감지 모니터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한 직원은 회사가 사생활을 침해한다고 느꼈다고 허핑턴 포스트에 전했다. 일부는 모니터의 브랜드명을 구글에 검색해 뭐하는 물건인지 알아냈다고 버즈피드는 보도했다.

반발이 너무 거세서, 회사측은 그 날 안에 모니터들을 제거했다.

감시는 특히 언론인들에게 민감한 이슈다. 언론인들은 최근 10년 동안 업계가 변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예전에는 취재를 다니고 특종을 찾는 걸 중요시했지만, 요즘은 최대한 많은 콘텐츠를 쏟아내는 것을 중요시한다. 그러니 책상 모니터링은 발로 뛰는 취재의 가치를 낮추고 지루한 인용 보도를더 선호하겠다는 암묵적인 시도이다. 텔레그래프에서는 직원들의 경영진에 대한 신뢰도 흔들렸다.

결론은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저널리즘은 책상에 앉아서 할 때 제일 잘 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부디 밖으로 나가 취재하는 일이 없기를.

하지만 연구에 의하면 이런 식의 직장 감시는 효과조차 없다고 한다. 감시 기술이 최근 개선되긴 했지만, 기본적인 비디오 감시는 수십 년 전부터 있었다(그리고 쉼없는 감시에 대한 공포는 수 세기 전부터 존재했다). 그리고 감시의 효과는 직원들이 무슨 일을 하느냐에 달려있다.

2013년의 연구에 의하면 금전 등록기 소프트에 감시를 사용하는 레스토랑에서는 도난율이 훨씬 낮다고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가 보도했다.

하지만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감시를 늘리는 것은 도난을 예방하기 위해 감시를 늘리는 것과는 크게 다르며, 직원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 이상의 효과가 있는지는 불확실하다.

직장의 스트레스가 결근과 장애 주장으로 이어지면 회사는 직원 1명 당 매년 수천 달러씩의 비용이 들어갈 수 있다고 여러 연구에서 밝혔다. 이것은 생산성 저하는 포함조차 하지 않은 추정치다. 그리고 직원들은 감시를 하면 스트레스를 느낀다는 것은 명백하다. ‘일하는 것을 전자 장비로 감시 당하는 직원들은 근무 조건이 더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받아들이며, 직장에서 더 높은 수준의 지루함, 심리적 긴장과 불안, 우울, 분노, 건강에 대한 불만과 피로를 느낀다.’는 1992년 연구가 있었다.

다른 연구에서는 전자 감시가 ‘능력이 뛰어난 근로자’의 업무 성과를 개선했으나 ‘능력이 낮은 근로자’의 성과는 더 나빠졌다고 한다. 즉 일 솜씨가 좋다면 감시를 하면 더 빨리 일하게 된다. 하지만 아직 배우는 중이라면 감시 받을 때 생산성이 떨어진다. 기술 수준과 무관하게 감시는 연구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크게 스트레스를 높였다. 개인 책상 열 감지 센서 같은 개인 감시는 집단 감시보다 더 큰 스트레스를 준다.

텔레그래프의 일부 직원들은 이 감시 데이터가 업무 성과 평가에 나쁘게 이용될 수 있을 거라고 월요일에 허핑턴 포스트에 말했다.

아이러닉하게도, 최근 산업계의 다른 움직임들을 보면 텔레그래프 관리진이 감시를 하려는 이유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불합리하지는 않은 것 같다. 텔레그래프 고위층은 이 센서들은 ‘환경적 영향’ 때문에 책상들이 실제로 얼마나 많이 사용되는지 알아내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요즘 대부분의 매체들이 재정적으로 불안하다는 것을 고려할 때, 회사측에서는 공간을 줄이거나 쓰지 않는 책상을 없애려고 했을 가능성도 있다.

요즘 재계에서는 사무실 공간 비용을 줄이기 위해 정해진 자리를 없애거나 오픈 오피스로 바꾸는 게 유행이다. 시티그룹은 12월에 1인당 배정되는 사무실 공간을 줄여서, 투자 은행가들까지도 오픈 오피스로 옮겼다. 암스테르담에 미래적 건물을 가지고 있는 대형 회계 및 컨설팅 법인 딜로이트는 정해진 자리가 없다. 블룸버그에 의하면 직원은 2,500명이지만 책상은 1,000개인데, 모든 직원이 매일 사무실에 나오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언론인들은 월요일에 책상 모니터를 보고 놀랐을지 모르지만, 그들의 상사들은 이미 그들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썼는지, 그 성과가 어떤지, 독자들이 어떤 사이트를 거쳐 유입되고 페이지에 얼마나 오래 머무르는지에 대한 풍부한 분석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모든 저널리스트들은 이미 매일 같이 현미경대에 올라가고, 책상을 얼마나 사용하는지가 성과를 측정하는 티핑 포인트가 될 것 같지는 않다.

그렇지만 어느 날 사무실에 왔더니 자기 책상이 없을 수는 있다.

*본 기사는 허핑턴포스트 US의 'Why Bosses Should Snoop On Employees Less'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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