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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터키는 전폭기 격추를 두고두고 후회할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터키 공군의 러시아 전폭기 격추 사건에 시간을 두고 철저하게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크렘린궁에서 행한 연례 대(對)의회 연설에서 지난달 24일 발생한 터키 전투기의 러시아 전폭기 격추 사건에 대해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군사적 대응을 할 생각은 없다면서 "그러나 만일 누군가가 우리 군인들을 살해하는 비열한 군사범죄를 저지르고도 토마토(러시아의 터키산 채소·야채 금수 제재)와 건설이나 다른 분야의 제한(러시아 내 터키 기업 활동 제한)으로 끝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들은 크게 착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여러차례 상기시킬 것이며 그들(터키)은 두고두고 자신의 행동에 대해 후회하게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지 알고 있다"고 위협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크렘린궁에서 상하원 의원, 정부기관 관계자 등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례 대(對)의회 연설을 하고 있다.

터키의 전폭기 격추 사건에 대해 즉각적으로 군사적으로 대응하진 않겠지만 시간을 두고 여러 방법을 동원해 철저하게 보복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러시아는 이미 이번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터키산 채소·과일 금수, 터키 기업의 러시아 내 활동 제한, 터키인 근로자 고용 금지, 자국민의 터키 여행 금지, 양국 간 비자면제협정 중단, 문화 및 교육 분야 교류 중단 등의 제재 조치를 취했다.

푸틴은 "터키에는 많은 믿을 만한 러시아의 친구들이 있으며 우리는 그들과 시리아에서 우리 군인들이 사망한 데 책임이 있는 터키 지도부를 동일시 하지 않는다"며 "그들(터키 지도부)이 왜 그런 일(전폭기 격추)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알라신만이 그들이 왜 그런 짓을 했는지 알 것이며 아마 알라신이 터키 지도부의 이성과 판단력을 빼앗음으로써 그들을 징벌하려 했는지도 모르겠다"고 냉소적 평가를 덧붙였다.

푸틴은 이날 연설을 시작하며 1천여명의 참석자들에게 시리아에서 전폭기 피격 사건으로 숨진 러시아 군인들에 대한 묵념을 제안했다.

푸틴은 연설에서 테러리즘과의 전쟁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세계 각국이 모든 이견을 버리고 유엔 주도의 단합된 대(對)테러 전선을 구축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테러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하면서 "세계 각국의 국경이 열려 있고 사람들이 새롭게 이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적 테러리즘을 한 국가의 힘만으로 제압할 수는 없다"면서 이같이 호소했다.

그는 "테러와의 전쟁에선 어떤 이중기준도 허용돼선 안 되며 테러리스트들과는 어떤 범죄적 사업도 해선 안된다"며 "터키는 (극단주의 무장 조직) 이슬람국가(IS)가 시리아에서 훔친 석유 밀거래로 돈을 벌게 허용하고 자신들의 주머니도 채우고 있다"고 거듭 비난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그 가족들을 비롯한 터키 지도부가 IS와의 석유 밀거래에 관여하고 있으며 IS가 시리아와 이라크 등에서 훔쳐 외국으로 파는 석유의 최대 소비자가 터키라는 러시아 국방부의 전날 발표를 재차 언급한 것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푸틴 대통령은 이어 서방 제재와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인한 자국의 경제난과 관련, 원자재 가격이 앞으로도 오랫동안 낮은 수준에 머무는 상황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경제 상황이 어렵지만 위기 수준은 아니다. 산업 생산과 환율이 전반적으로 안정됐고 인플레율도 줄어들었으며 지난해와 비교할 때 자본 유출도 크게 줄었다"고 국민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그는 해외에서 러시아로 돌아오는 자금에 대해 면책을 허용하는 법률을 채택했음에도 별다른 효과가 없음을 상기시키면서 관계 기관들이 대책을 마련하고 면책 기간을 6개월 더 연장할 것을 제안했다.

법률은 조세 회피를 위해 외국으로 자금을 빼돌렸던 러시아인이 올해 7월~12월 사이에 이를 당국에 신고하고 자본을 국내로 들여오면 모든 형사·세재상의 책임을 묻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밖에 푸틴은 내년으로 예정된 총선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치를 것도 촉구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날 대의회 연설은 상·하원 의원, 정부기관 관계자 등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크렘린궁에서 정오부터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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