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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 "내 사제복이 상업적? 생각도 못해" [인터뷰]

영화 '검은 사제들'(장재현 감독)은 개봉 전부터 강동원의 사제복으로 한 차례 유명세를 탔다. 검정색의 수단을 입은 강동원의 모습은 영화 '늑대의 유혹'에 나오는 '리즈' 시절과 다르지 않았다. 여성 관객들은 환호했고, 영화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다.

'검은 사제들'은 위험에 직면한 소녀를 구하기 위해 미스터리한 사건에 뛰어든 두 사제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강동원은 이 영화에서구마의식을 행하는 김신부를 돕는 문제아 신학생 최부제를 연기했다. 오컬트라는 낯선 장르에 비해 '검은 사제들'은 유쾌함과 진지함이 뒤섞인 균형 감각으로 관객들의 좋은 평을 얻고 있다. 개봉 3일째(11월 5일 개봉)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의 조짐을 보인 것.

개봉 전 영화를 본 강동원은 "재밌게 봤다. 신나더라"고 영화에 대해 기대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강동원이 말하는 '검은 사제들'은 상업적인 작품이다. 애초 "관객들에게 쉽게 다가가는 상업적인 영화를 만드는 것"이 감독과 배우를 비롯한 제작진의 목표였다는 것.

"그게 목표였어요. 절대 놀래키는 영화는 만들지 말자. 어떻게 보면 장르를 공포라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 영화는 스릴러에요. 놀래키지 말자. 소리로 놀래키거나 그런 건 안 하려고 했어요."

'검은 사제들'과의 인연은 미장센단편영화제에서 시작됐다. 심사위원을 하던 당시, 단편이었던 '검은 사제들'을 좋게 봤었는데, 장편으로 수정된 시나리오가 자신을 찾아온 것. 잘 만든 단편은 부담이기보다 좋은 레퍼런스였다.

제작사인 영화사 집과는 벌써 다섯번 째 작품을 함께 했다. 강동원은 "(영화사 집 사무실의) 키를 받았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거의 직원이죠. 세 번째 작품 때 자주 사무실을 가게 되니 키를 달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주셨죠. 다시 반납은 했지만, 진짜 주시더라고요.(웃음) 그런데 이제는 돌려줬어요. 영화사가 건물을 옮겼어요. 새 건물은 주차장이 야외에요. 비밀번호도 알려주시고."

'검은 사제들'의 결말은 여러모로 속편을 생각해볼 수 있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배우들은 "속편이 나올 수 있다면?"의 상황을 가정하고 이야기를 나눠보기도 했다고.

"오컬트 적으로 만들기 싫었어요. 상업적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오컬트 영화 중에 상업적 영화가 적어요. 그래서 만들고 싶었어요. 우리끼리 장난으로 속편을 만들 수 있다면 더 할 얘기가 많아지겠다고 얘기를 나눠보기도 했어요. 다양하게 재밌을 것 같다고요. 모르죠. 얼마만큼 관객들이 받아줄지 모르겠어요."

신학생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강동원은 라틴어나 중국어 대사를 암기해야했다. "암기를 굉장히 싫어하는" 그지만, 연기를 위해 수십번 들으며 외웠다. A4 용지로 세 장인 긴 기도문을 잠을 잘 때도 틀어놓고 수십번 반복했다. 또 그는 극 중 등장하는 아기 돼지와 연기를 하기도 했는데, 돼지와 함께 연기를 하는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돼지와의 연기는) 애초 '컨트롤'이 될 수 있는 게 아니었죠. 워낙 애기인데다, 몇 개월이었더라? 생후 몇 개월 안 돼서 온 거 같아요. 1년 넘었나? 아직 성장 과정에 있는 어린애여서 처음에는 작았어요. 촬영 끝날 때 보니 두배가 돼 있더라고요. 무겁고, 잘 씻기지 않아 냄새도 나고요. 끝까지 (말을) 안 들었어요.(웃음)"

더불어 강동원 직접 신부님들을 찾아가 며칠 함께 생활을 하기도 했는데, "혹시 실제로 신부를 해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느냐"는 농담섞인 질문에 "엄두도 못낼 것 같다"고 손사래를 쳤다.

"전 그 정도로 희생정신이 있지 않아요. 못 할 거 같아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인가?' 생각도 들었어요.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제일 마음에 와닿은 지점이 있었는데,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제가 궁금했던 것 중의 하나에요. 어떻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이야기 하는 걸 다 들을 수 있을까? 좋은 얘기를 하지 않을 거에요. 고민이 있고 안 좋은 일이 있으니 털어놓고 고해성사하고요. 타인에게 누설할 수 없고, 경찰에 잡혀도 말할 수 없죠. 만약 누가 사람을 죽였다고 말해도 신고도 못하고요. 극단적 예를 들자면 말이죠. 그래서 여쭤봤어요. '어떻게 그렇게 사시냐'고요. 한마디를 하시더라고요. '나는 귀를 빌려주는 사람'이라고요."

강동원은 문제아 신학생의 모습이 자신의 고등학생 시절과 비슷하다고 했다. 지금도 여전히 그런 성향이라고. "남들이 다 좋다고 하면 '그게 맞는 걸까?' 다시 한 번 고민을 해본다"며 조곤조곤 생각을 밝히는 모습에서 얼핏 영화 속 최부제와 겹치는 부분도 보이는 듯 했다.

외모에 대한 감탄과 극찬은 강동원과 뗄레야 뗄 수 없는 부분이다. '강동원의 사제복이 상업적이다'라는 평도 나왔는데, 이 같은 칭찬에 대해 그는 "그렇게까지 생각을 못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군도' 때도 한복으로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어요. 제가 어릴 때는 영화 의상에 신경을 썼는데, 어느 순간부터 신경을 아예 안 써요. 안 쓰게 돼요. 신경 쓰는 것도 다들 전문가들인데, 그냥 그분들 말대로 입고 가는 거예요."

주목도 높은 외모에 대한 부담감에 대한 질문 역시 그를 늘 따라다니는 질문인데, 그는 그런 게 전혀 없다며 연기자로서의 자부심을 드러냈다. 과연 '연기 잘하는' 배우다운 답이었다.

"(외모에 대한 관심이) 부담스럽지 않느냐고 물어요. 그런데 그런 건 별로 없어요. 그냥 하면 되지. 연기를 더 열심히 하지, 그런 쪽이라서요. 외모를 일부러 더 가리는 그런 캐릭터를 한다거나 능청스러운 캐릭터를 한다거나, 신체의 변화를 주는 시도를 한다거나 하지 않아요. 저는 지금 계속 나이가 들어갈텐데. 굳이 벌써 할 필요가 있나 생각도 해요. 배우마다 각자 할 수 있는 캐릭터가 있고, 없는 캐릭터가 있는 것 같아요. 긴머리 캐릭터는 제가 잘 어울릴 수 있어요. 그런데 누군가는 빡빡 깎은 머리가 어울리고, 긴 머리가 안 어울릴 수 있죠. 물론 그렇다고 해서 도전해보고 싶지 않은 것도 아니고요. 다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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