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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생물 중에서 가장 큰 물고기는?

덩치는 엄청나게 크지만 성격이 매우 온순하고 사람에게 추호도 피해를 주지 않는다. 주 먹이는 플랑크톤이고, 입을 크게 벌려 물을 빨아드렸다가 필터를 통해 내보내면서 여과하는 방식으로 먹이활동을 한다. 신기한 것은 이때 고래상어의 입 주변에 물고기가 있어도 전혀 빨려 들어가지 않는다. 흡입력을 기가 막히게 딱 맞게 조절할 줄 아는 것 같다.

  • 장재연
  • 입력 2015.10.30 11:55
  • 수정 2016.10.30 14:12

바다생물 이야기 4. 바다의 거인, 고래상어 (Whale Shark)

바다생물 중에서 체구가 가장 큰 물고기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고래라고 답한다면 물론 틀린 답이다. 고래는 포유류이지 물고기(어류)가 아니니까. 그렇다면 무엇일까? 정답은 고래상어다. 고래상어는 체구가 큰 경우는 12미터, 무게는 20톤 이상에 달하는데다가, 이름 그대로 생김새가 고래와 매우 흡사하지만 분명 상어다.

고래상어 ⓒ장재연

배를 타고 가다가 고래상어가 나타나서 맨몸으로 카메라만 들고 물에 뛰어 들었는데, 고래상어가 정면으로 헤엄쳐 오는 상황을 경험한 적이 있다. 순식간이어서 피할 수도 없어서 일단 셔터부터 눌렀다. 그러고 나서 이제는 거대한 몸통과 정면 충돌은 하지 않더라도 조금이라도 스칠 테고, 그러면 어디 한군데라도 상처가 나겠구나 하고 각오를 단단히 했었다. 고래상어 몸통의 표면은 부드럽지 않고 샌드페이퍼처럼 거칠다는 사실을 들어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래상어의 그 긴 몸통과 지느러미 그리고 꼬리가 차레차레 내 바로 밑으로, 정말 수십 센티미터 이내로 아슬아슬하게 스쳐지나가면서도 몸하고 전혀 닿지 않았다. 마치 눈이 등에도 달렸나 싶을 정도였다. 덕분에 10m에 달하는 고래상어의 전신을 마치 스캔하듯이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어쩌다 한번 보기도 힘든 고래상어를 그렇게 가까이서 볼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 그때 찍은 고래상어의 전면 사진이 아래 사진이다. 그 거대한 몸집이 어떻게 이렇게 납작하게 보일 수 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정면에서 바라 본 고래상어 ⓒ장재연

사실을 극도로 왜곡, 과장한 영화 '죠스' 때문에 사람들이 상어를 무서워 하지만, 실제로는 약 5백종의 상어 중에서 극소수 몇 종을 빼고는 전혀 위험하지 않다. 공격성향이 있는 상어는 전 세계 바다를 일부러 샅샅이 뒤지고 다녀도 만나기 극히 어렵다. 고래상어 역시 덩치는 엄청나게 크지만 성격이 매우 온순하고 사람에게 추호도 피해를 주지 않는다.

주 먹이는 플랑크톤이고, 입을 크게 벌려 물을 빨아드렸다가 필터를 통해 내보내면서 여과하는 방식으로 먹이활동을 한다. 신기한 것은 이때 고래상어의 입 주변에 물고기가 있어도 전혀 빨려 들어가지 않는다. 흡입력을 기가 막히게 딱 맞게 조절할 줄 아는 것 같다.

고래상어의 먹이 활동 ⓒ장재연

고래상어는 워낙 보기가 힘들기 때문에 고래상어가 자주 출몰하는 지역은 세계 각국에서 다이버들이 몰려든다. 고래상어가 발견되면 근처 배에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바다로 뛰어 든다. 고래상어는 먹이 활동을 하기 위해서 물 표면으로 올라오기 때문에 굳이 깊이 다이빙을 하지 않고 스노클링만 해도 잘 볼 수 있다.

고래상어가 나타나자 바다로 뛰어 든 스킨다이버들 ⓒ장재연

고래상어는 워낙 덩치가 크다 보니 보는 방향에 따라 모습도 크게 다르다. 등은 하얀 점무늬와 함께 강한 힘이 느껴지지만 배는 하얗고 힘이 없어 보인다. 물을 많이 빨아들일 수 있도록 배가 크게 부풀어 오를 수 있게 하기 위해 유연한 조직으로 되어 있어 그런 것 같다. 눈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아주 작고 귀엽다.

고래상어의 등과 꼬리 ⓒ장재연

아래 쪽에서 본 고래상어 ⓒ장재연

만나기 힘든 고래상어지만, 필리핀 등 일부 특정 지역에서는 어부들이 우연히 찾아온 고래상어에게 먹이를 주니까 다시 오고, 점점 자주 오다가 나중에는 거의 매일 같이 해안가에 나타나서 세계적인 관광지가 된 곳도 있다. 한번에 몇 마리씩 나타나기도 한다. 필리핀 오슬롭은 5-6년 전만 해도 아무 것도 없던 곳이 지금은 음식점, 리조트 등 관광시설로 가득 차있다.

고래상어와 관광객 ⓒ장재연

함께 나타난 두 마리 고래상어 ⓒ장재연

과거에는 필리핀이 전 세계에서 고래상어를 가장 많이 남획하는 국가로 개체 수 급감의 원인제공국이었다. 그러나 1988년부터 고래상어의 포획, 거래, 수출입 등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고래상어 관광지에서도 가까이 가거나 손으로 만지는 행위를 못하게 하고, 사진을 찍을 때 조명도 쓰지 못하게 한다. 고래상어를 잡아 죽이는 것보다, 보호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것이 자신들에게 얼마나 이익이 되는지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주문진에서 혼획된 고래상어ⓒ연합뉴스

우리나라 연안도 고래상어가 자주 지나가는 길목인 것 같다. 가끔 동해에서 고래상어가 어망에 걸려 죽은 채로 발견되는데, 이렇게 가치가 높고 희귀한 어종이 무참히 개죽음을 당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고래상어의 수명은 사람과 비슷한 70년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고, 암컷이 임신이 가능하려면 30년 정도 자라야 한다. 따라서 번식이 매우 어려운데, 그동안의 남획으로 인해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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