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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난사 참사 때마다 미국 총기 판매량은 증가한다

  • 허완
  • 입력 2015.10.05 08:21

미국에서 오리건 주 총기난사 사건을 계기로 총기 규제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나, 이 같은 '규제론'의 여파로 오히려 총기 판매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현지시간) 올해 미국 내 총기 판매량이 지난 2013년을 뛰어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즉석전과조회시스템'(NICBCS)에 따르면 올해 1∼9월 연방 총기면허를 소지한 판매상이 신청한 구매자 신원조사는 모두 1천560만 건으로 2013년 같은 기간의 1천550만 건을 뛰어넘었다.

미국의 양대 총기 제조사인 '스미스 앤드 웨슨'과 '스트럼 루거'의 주가는 올해 들어 각각 73%, 63% 올랐다.

이는 최근 3개월 사이에 끔찍한 총격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난 6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흑인교회 총기난사로 9명이, 7월 테네시 주 해군시설 총기난사로 5명이 각각 숨지는 등 크고 작은 살상 사건이 잇따랐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일 오리건 주 엄프콰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벌어진 난사 사건으로 범인을 포함해 모두 10명이 숨지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또다시 총기 규제법 강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번 사건과 오바마 대통령의 규제 발언 이후 총기 판매에 더욱 불이 붙고 있다는 게 판매상들의 전언이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대형 총기상을 운영하는 래리 하이엇은 FT와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대통령이 뉴스에 나와 '총기를 더 규제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을 들으면 총을 더 사는 경향이 있다. 지금 사지 않으면 앞으로는 사기 더 어려워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지금 가게는 문전성시"라고 전했다.

실제로 지금까지 가장 많은 총이 팔린 2013년은 직전(2012년 12월)에 발생한 코네티컷 주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로 28명이 숨진 뒤 규제 여론이 극에 달했을 당시였다.

특히 내년에는 총기 제조사들이 앞다퉈 새 권총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오리건 주 총기난사의 여파와 맞물려 더욱 총기 판매에 불이 붙을 가능성도 있다. 미군이 총기제조사들에 현 제식권총인 M9을 대체할 새 권총 디자인을 주문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원더리치 증권의 애널리스트 롬멜 디오니시오는 FT에 "2016년은 (총기 판매가) 눈에 띄게 강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앞으로 몇 달 동안 새 총기 제품과 이에 열광하는 고객들의 물결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샌디훅 초등학교 사건으로 2013년 총기 판매가 절정을 이룬 뒤 이듬해 급격히 꺾였던 것처럼 최근 판매 열풍도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을 가능성도 커보인다.

RBC캐피탈마켓의 애널리스트 스티븐 카홀은 "2013년 들어 첫 9개월 동안 2년치 총기 주문이 쏟아진 뒤 2014년에는 소강상태를 보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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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erica's gun control problem - by numbers - The Telegr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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