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무도', 이제는 우토로마을에 웃음과 기쁨만 남기를[종합]

  • 허완
  • 입력 2015.09.05 18:59

가만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온몸에 따뜻한 온기가 감돈다. 그 순간은 정성이 가득담긴 밥 한 끼를 나누는 사람들의 행복한 얼굴을 볼 때다. 비록 마음 한구석에 가슴 아픈 역사를 품고 있지만 여기, 이 세상 그 어떤 순간보다 행복한 찰나를 담아낸 가족이 있었다. 피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70년 넘게 함께 소중한 일상을 그려나가는 우토로 가족들의 이야기다.

5일 방송된 MBC 예능 '무한도전'(이하 무도)에서 하하와 유재석이 일본 우토로 마을에 사랑이 가득 담긴 음식을 배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하하는 떠나기 전 제작진으로부터 '무도' 멤버들 가운데 한 명과 같이 갈 수 있는 특혜를 받았다. 이에 유재석에게 전화를 걸어 "형, 제게 1인 동반 사용권이 있다. 이제 빼도 박도 못한다"면서 같이 가자고 제안했다. 유재석은 웃음을 터뜨리며 "야, 나도 '무도'하는 사람이야"라고 당황감을 감추지 못했으나 서명하며 함께 일본으로 갈 것을 약속했다.

하하는 일본으로 가기 앞서 경상도 경주로 떠나 오징어 김치, 잣경단 등 할머니들의 고향 음식만드는 방법을 배우며 떠날 채비를 마쳤다. 우토로마을은 오사카에서 차로 두 시간이나 떨어져 있는 먼 곳.

그는 지구촌 동포연대를 찾아 대표와 간사를 만나 일본 우토로 마을의 사연을 접했다. 지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은 국가총동원령을 발표하고 1941년 교토 군 비행장 건설을 위해 우리나라 사람들을 강제 징용했다. 이에 700여 만명의 한국인들이 강제로 끌려갔다. 이후 70년 동안 우리 동포들이 우토로 마을에 살고 있다.

일본은 최근 '지옥섬'으로 불린 하시마섬 등 일제 강제징용시설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무리하게 등재시켰다. 일본 정부는 이 시설을 산업화의 상징으로만 부각시켰고 조선인 수만 명이 끌려간 역사는 끝내 외면했다. 현재 우토로 마을에는 150여명의 한국인들이 살고 있다.

일본인으로서 30년 넘게 우토로 마을을 지원해준 다가와 아키코 할머니는 "27년 전 우토로에서 태어나고 자란 친구가 수도 시설이 없다는 것을 말해줬다. 그걸 듣고 너무 충격을 받아서 뭐라도 해줘야 겠다고 생각했다"며 우토로마을에 수도를 설치하자는 운동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예전에는 우물을 사용했는데, 땅을 팔수록 물이 나오지 않아 수도를 설치하기로 했다는 것. 하지만 우토로마을에 아직까지 하수도 시설은 존재하지 않았다.

할머니들은 지금껏 이곳이 '제2의 고향'이나 다름 없기 때문에 떠날 수 없다고 했다. 1989년 이래 계속된 퇴거 명령 이후 동포들이 힘을 모아 1/3의 땅을 얻게 됐음에도 재개발로 인해 추억이 사라졌고, 아쉬운 마음에 떠날 수 없었던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머니들은 한국 교포들의 도움으로 희망을 가지고 밝게 살고 있다. 한편으로는 이 마을이 없어질 것을 두려워해 허전하고 복잡한 마음도 존재했다.

유재석과 하하는 할머니들과 사진을 찍으며 평생 기억에 남을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었다. 유재석은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시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두 사람은 "할머니의 말씀대로 평생 나쁜 짓을 안하고 사람들에게 웃음을 드리면서 살겠다. 그동안 정말 고생이 많으셨다"고 말하며 절을 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연예 #무한도전 #우토로마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