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가 140자 제한을 폐지했다. 물론 DM에 한해서다.
DM은 'Direct Mesage'의 줄임말로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 두 사용자 간의 소통 수단이다. 이제 이 DM에 한해서 사용자들이 140자에 제한받지 않고 최대 1만 자까지 설을 늘어놓을 수 있게 된 것. DM이 아닌 트윗, 멘션 등 다른 사용자에게 보이는 게시글은 지금처럼 140자로 유지된다.
트위터 쪽지(DM)에서 이제 140자 제한이 사라집니다. 오늘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되니 편리하게 이용해보세요. https://t.co/YDjLWGIA1T
— 트위터 대한민국 (@TwitterKR) August 13, 2015
언뜻 보면 그다지 큰 변화가 아닌 것 같지만, DM을 맞팔이 아닌 사이에도 보낼 수 있는 개방형으로 시험중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꽤나 큰 지각 변동이 일어날 지도 모르겠다. 그간 답답했다며 반기는 사람도 있지만, 일단은 걱정이 앞선다. 특히나 진중권 씨 처럼 강한 어조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겐 꽤 큰 문제다.
SNS 중 정치적 색채가 강한 트위터에서 140자 제한은 그간 사용자 간의 다툼을 진화하는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140 제한이 있으면 욕을 해도 140밖에 못한다. 근데 이제 욕을 1만 자나 보낼 수 있게 됐다. 진중권 씨는 어떻게 하란 말인가?
일명 '설명충'들의 범람도 문제가 될 듯하다. 일단 '좀 알고 얘기를 하시죠'라며 시작해서 '~~한 거거든요'로 끝나는 이 설명충들의 공격은 정말 무섭다. 그 좁은 페이스북 댓글 창에도 4천 자씩 써 갈기는 이 설명충들이 DM으로 '1만 자 포탄' 공격을 시작하면, 대체 진중권 씨는 어떻게 살라는 말인가?
그러나 가장 큰 건 역시 트위터의 간결함의 미학에 상처가 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아무리 디엠이라도, 140자 안에서 허덕이며 하고 싶은 말을 구겨 넣는 재미가 사라지는 건 좀 아쉽다.
트이타는 140자 제한에 허덕이는게 묘미란말야ㅠ
— 쥬오너)논술과 수능의 노예 계란말이 (@egg_malee) August 13, 2015
몇몇 사용자들은 '이미지 첨부->개방형 디엠 시험->디엠 140자 폐지'로 이어지는 수순으로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렇게 가다가는 트윗과 멘션에서까지 140자 제한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안돼! 트위터. 더 강해져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