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교황 "무기산업에 종사하는 기독교인은 위선자다"

ⓒAP

“무기 제조업자나 무기 산업 투자가가 스스로를 크리스천이라고 부른다면 위선자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 이탈리아 북부 토리노에서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연설하면서 무기 산업 종사자들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날 수천명의 젊은이들 앞에서 원래 준비했던 연설문 원고를 읽는 대신, 전쟁과 믿음 그리고 정치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무기를 만드는 일에 종사하는 사업가들이나 관리자들이 자신들을 크리스천이라고 부른 일이 생각날 때가 있다. 이건 불신을 일으키는 일이다. 그렇지 않은가?”고 말했다. 무기 산업에 투자한 이들에 대해서도 “이중적이다. 그들은 말과 행동이 다르다”고 꼬집었다. 무기를 만들거나 무기 산업에 투자하면서 평화를 외치는 이들에 대해 “모두 돈 때문에 하는 일들”이라고 비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히브리어로 홀로코스트를 뜻하는 ‘쇼아’에 대해 언급하며 2차 세계대전 당시 강대국들이 대량학살을 방조한 데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강대국들은 유대인과 크리스천, 동성애자들을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데려가는 기차 행렬 사진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강대국들은 왜 (철로들을) 폭파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교황은 1차 세계대전 때 오스만제국이 아르메니아인 가운데 일부가 당시 오스만제국과 대립하던 러시아군에 가담하자 아르메니아인을 학살한 사건에 대해서도 “아르메니아의 커다란 비극”이라며 “정확한 숫자는 모르지만 100만명 이상이 숨졌다, 하지만 강대국들은 당시 어디에 있었느냐”고 질타했다. 교황은 지난 4월 아르메니아 학살 100주년을 맞아 이 사건은 “20세기 최초의 대량학살”이라고 표현해, 오스만제국의 후신인 터키 정부가 바티칸 주재 대사를 소환하며 항의하는 일이 있었다. 교황은 다시 한번 아르메니아의 비극에 대해 언급했지만, 대량학살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민자 문제에 대해서도 “사람이 물건으로 취급되는 광경을 보니 눈물이 났다”며 “이민이 경쟁을 부추길 수 있지만 이민자들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이민자들은 전쟁이나 불의의 희생자들이기 때문이다”고도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선출된 뒤 여러 사회 현안에 날카로운 비판을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 이탈리아 마피아의 한 분파인 ‘은드랑게타’의 본거지인 남부 칼라브리아 지역에서 “마피아는 파문당했다”고 선언했으며, 지난주 발표한 교황 회칙에서는 “지구온난화의 대부분은 인간의 활동에서 비롯한다”고 지적하고 “지구 생태계의 전례 없는 파괴를 피하기 위해선 특히 세계의 부유층이 금세기 안에 생활습관과 에너지 소비양태를 바꿔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국제 #종교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