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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4번 환자 노출' 893명인데 134명으로 통보했다

ⓒgettyimageskorea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14번 확진자에게 노출된 이들을 삼성서울병원이 893명으로 정부에 보고했음에도, 정부가 역학조사를 근거로 자가격리 대상자를 134명으로 줄여 서울시에 처음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메르스 첫 확진자에 의해 감염된 뒤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입원한 14번 환자(35)는 5월30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고, 현재까지 34명을 감염시킨 ‘슈퍼 전파자’로 꼽힌다.

서울시 관계자는 8일 “정부가 삼성서울병원 안에서 14번 환자에게 노출되어 격리조처가 필요한 이들로 134명을 6월1일 시에 처음 알려왔다. 그러다 4일 뒤(5일) 600여명이 더 있다고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겨레> 취재 결과, 삼성서울병원은 14번 환자에게 노출된 인원을 의료진·직원 218명, 환자 675명 등 893명으로 지난달 31일 집계했다. 이는 14번 환자가 격리조처 없이 이 병원 응급실에 머물던 5월27~29일 직간접으로 접촉된 이들을 30~31일 파악한 결과다. 삼성서울병원 쪽은 “5월31일 893명이 최종 집계됐고, 정부에 리포트(보고)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은 7일 기자회견에서 “노출이 확인되는 즉시 격리조치를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중동호흡시증후군(메르스)의 확진자가 추가로 나와 ‘제2의 메르지 진원지‘가 돼가고 있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1층 현관에서 8일 오전 오가는 시민들이 장갑을 세정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서울병원은 1500여명이 다녀간 재건축조합 총회에 참석했다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된 35번 환자(38·삼성서울병원 의사)나, 이 병원에 입원한 어머니를 간병하다 지난 6일 57번째로 확진 판정을 받기까지 57명과 접촉한 것으로 8일 파악된 서울 중구청 공무원(57) 등은 애당초 ‘포착’을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893명 명단에 35번 환자와 57번 환자는 들어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병원 쪽 명단마저 정부는 역학조사를 근거로 134명짜리 명단으로 축소해 서울시에 지난 1일 통보했다. 조성일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격리 기준 등을 엄격히 잡아 제외된 사람이 많고, 그 때문에 잠재적인 확산 가능성이 커졌다”며 “(인구밀도가 높은) 우리나라 환경에선 포괄적인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쪽은 “14번째 환자가 이미 고열과 기침 등 주요 증상이 나타났을 때 접촉한 사람은 곧바로 포함되지만, 증상이 경미했을 때 접촉한 사람은 격리 범위에 포함시켜야 하는지 평가해 결정한다. 이 때문에 접촉자에 대한 조사가 진행될수록 격리 대상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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