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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외국인 주주 "제일모직과 합병 반대"

  • 김병철
  • 입력 2015.06.05 16:50
  • 수정 2015.06.05 16:52

서울 서초구 삼성물산 사옥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오는 7월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9월1일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겨레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조건이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에 배치된다는 입장을 공개 표명하고, 네덜란드 연기금(APG)이 합병 반대 뜻을 내비치는 등 외국인 주주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삼성물산 우선주를 보유한 한 외국계 펀드도 우선주 주주만의 별도 주총 개최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런 움직임은 삼성물산 주가 움직임과 맞물려 두 회사의 합병 추진 과정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4일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경영 참가 목적’으로 삼성물산 지분 7.12%를 장내에서 사들여 보유 중이라며,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 계획안은 삼성물산 가치를 상당히 과소평가했을 뿐 아니라 합병 조건 또한 공정하지 않아 삼성물산 주주의 이익에 반한다고 밝혔다. 삼성이 지난달 26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1 대 0.35의 비율로 합병하겠다고 발표한 뒤에 국내외 주주들 가운데 합병 조건의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것은 처음이다. 합병에 반대할 경우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지거나,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 회사에 주식을 되사줄 것을 요구할 수 있다.

삼성물산의 외국인 투자자 상당수는 물산의 총자산이 삼성 계열사 주식과 부동산 등을 합쳐 29조5058억원에 이르는데, 총자산이 10조원에도 못 미치는 제일모직과의 합병비율이 최근 주가만을 기준으로 제일모직에 유리하게 결정된 것은 주주 이익에 어긋난다는 태도다.

삼성물산의 주주인 네덜란드 연기금의 박유경 이사는 <한겨레>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합병은) 모든 주주에게 최대한 공정하게, 이해관계자들을 최대한 배려하는 방식으로 추진하는 노력을 보여야 하는데, (이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그렇지가 않다”며 “7월17일로 예정된 합병을 위한 임시주총에서 반대할 가능성이 50% 이상”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 우선주의 상당량을 보유한 한 미국계 헤지펀드도 합병안이 주주에게 불리하다며 우선주 주주를 위한 별도의 주총을 개최하도록 이미 삼성물산에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주는 일반적으로 의결권이 없지만, 현행 상법은 회사의 합병이나 분할 등으로 인해 우선주 주주에게 손해를 미칠 때에는 이들 주주만의 별도 총회를 열어 찬성을 얻도록 하고 있다.

삼성은 합병 비율은 법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며 합병을 계획대로 추진할 뜻을 밝혔다. 삼성 미래전략실은 외국인 우선주주의 별도 주총 요구에 대해서도 거부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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