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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 캠퍼스에서 여대생이 알몸으로 앉아있는 이유

  • 남현지
  • 입력 2015.04.30 14:05
  • 수정 2015.04.30 21:40
ⓒTwitter

지난 월요일 아침 한 여대생이 미국 텍사스 주립 대학교 알켁 도서관 계단 앞에 알몸으로 앉아 있었다. 파격적인 행동의 주인공은 22살 모니카 로스트볼드. 테이프로 눈을 가리고, 헤드폰으로 귀를 막은 채 그렇게 45분간 있었다.

곧 모니카의 사진과 동영상은 스냅챗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와 웹사이트에 퍼졌다. 대학생 정도 연령의 남자들은 모니카의 행동에 댓글을 달며 굉장히 빠른 반응을 보였다.

대학생 커뮤니티 토털 프랫 무브(Total Frat Move)에서 모니카의 행동은 "미쳤다"고 조롱받았다. 뉴스사이트 브로바이블(BroBible)의 헤드라인은 "텍사스 주립대학교 도서관에서 벌거벗은 여자가 쉬고 있다. 이유는 신만이 안다."였다.

텍사스 주립대학교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하는 모니카는 나중에 이 행동을 한 진짜 이유를 밝혔다. 바로 성폭행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나는 사람들이 나의 몸을 성적인 대상이 아니라 아름다움과 힘을 나타내는 존재로 바라봐주길 바랐다. '성폭력 의식 환기의 달'을 맞아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기준에 대한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라고 모니카는 산 안토니오 익스프레스뉴스(San Antonio Express-News)에 전했다. 또한 " 개인의 존재를 지우고 신체를 드러내는 방법으로 신체의 주인이 되고 싶었다. 스스로 피해자가 되고, 성폭력을 당한 이를 친구로 삼음으로써 말이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올해 '성폭력 의식 환기의 달'을 위한 캠페인은 학교 내의 성폭력을 방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모니카의 퍼포먼스는 "내가 원하지 않았다"운동의 일환이다. 학생들이 주도하는 이 캠페인은 여성은 외모나 행동과 상관없이 성폭력의 대상이 되어선 안 된다는 생각에 기반하고 있다.

모니카는 자신의 퍼포먼스를 여성의 신체를 대상화하는 것에 대한 반발이라고 말한다.

모니카는 "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보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라고 잡지 코스모폴리탄에 전했다. "우리는 아름답고 강인합니다. 사람들 또한 여성의 몸을 그러한 방식으로 존중해야 합니다."라고 그녀는 덧붙였다.

모니카는 퍼포먼스 동안 팬티만 입고 나머지는 알몸상태였다. 퍼포먼스를 하기 전 모니카는 대학교 안에서 알몸에 대한 주의 규제를 알아봤다.

"경비들에게 (퍼포먼스가 제지당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고 말했죠. 단지 이러한 대화를 시작하려 했다는 것으로 체포되기 싫으니까요."라고 텍사스주립대학 라디오방송국에 말했다.

산 안토니오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모니카에게 학내 경찰들이 다가왔지만, 떠나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 텍사스주 경관 다니엘 베니테즈는 언론매체에 "모니카의 퍼포먼스가 불법이라고 판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모니카는 퍼포먼스 이후 부정적인 반발을 감내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긍정적인 반응도 어마어마했다.

"사람들이 제 페이스북을 방문해서 혼자가 아님을 알려줘서 감사하다고 메시지를 남겼죠."라고 모니카는 코스모폴리탄에 전했다.

월요일, 모니카는 자신을 지지해주는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사진과 글을 올렸다.

"예술을 통해 저의 메시지를 퍼지게 해준 모든 분께 감사하고 싶습니다."

*이 기사는 허핑턴포스트US 'The Powerful Reason Why An Art Student Chose To Sit Blindfolded And Almost Naked On Campus (NSFW)'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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