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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 '금사빠녀' '오포세대'등의 신어 344개 발표

  • 박세회
  • 입력 2015.03.25 13:39
  • 수정 2015.03.25 13:40

언어는 대중의 의식을 반영하며 살아 움직이기 마련이다. 대중매체와 인터넷 공간을 떠돌며 말은 사회 현상과 사람들의 취향, 감정, 가치관을 흡수해 진화하기도 하고 퇴화하기도 한다.

국립국어원은 이런 언어의 생동성을 포착하기 위해 새 낱말의 출현을 포착해 매년 발표한다.

연합뉴스에 의하면 2013년 7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일간지 등 139개 온·오프라인 대중매체에 등장한 신어 334개를 조사해 25일 2014년 신어를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된 신어에는 특정한 행동 양상을 보이는 사람들의 무리를 가리키는 어휘가 27%(92개)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제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자세히 살펴보고서 모바일로 쇼핑하는 사람을 일컫는 '모루밍족'에는 실속을 챙기는 소비 경향이 반영됐다. 출퇴근을 하면서 모바일 기기로 쇼핑하는 '출퇴근 쇼핑족'은 현대인의 바쁜 일상과 관련이 있다.

생활고 탓에 연애·결혼·출산·인간관계·주택 구입을 포기한 세대를 뜻하는 '오포 세대', 자녀 교육에 관한 사회문제에 분노하고 해결에 적극 참여하는 여성 '앵그리 맘' 등은 오늘날 청년층과 여성이 당면한 사회경제적 문제를 반영했다.

'금사빠녀'(금방 사랑에 빠지는 여자), '꼬돌남'(꼬시고 싶은 돌아온 싱글 남자), '뇌섹남'(뇌가 섹시한 남자·주관이 뚜렷하고 언변이 뛰어나며 유머와 지적 매력이 있는 남성) 등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남녀 특징도 어휘에서 드러났다.

주제별로는 사회·경제(24%, 80개), 통신(14%, 47개) 관련 어휘가 많았다.

특히 '임금 절벽'(물가는 오르지만 임금은 오르지 않아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현상), '주거 절벽'(급격한 주거비용 상승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현상) 등 '절벽'계 어휘가 여럿 등장했다. 한국사회 현실을 '벼랑 끝 상황'으로 규정하고 '일자리 절벽' '재벌 절벽' '창업 절벽' 등으로 설명한 책 '절벽사회'에서 유래했다.

스마트폰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보편화하면서 '먹스타그램'(자신이 먹은 음식 사진을 SNS에 올리는 행위), '인생짤'(인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할 정도로 잘 나온 사진), '광삭'(빛의 속도처럼 빠르게 삭제함) 등 어휘도 새로 나타났다.

이밖에 '고급지다'(고급스러운 멋이 있다), '핵꿀잼'(매우 많이 재미있음), '심쿵'(심장이 쿵할 정도로 놀람) 등 감정을 표현하는 신어도 10건 확인됐다.

국립국어원은 매해 조사 전 1년간 발간된 대중매체의 언어를 대상으로 자동 신어조사기를 활용해 신어 후보 항목을 추출하고, 비속어 제외 등 선정 기준에 따라 그해 신어를 최종 결정한다.

2014년 신어 자료집은 국어원 누리집(www.korean.go.kr)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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