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20년 01월 21일 16시 18분 KST | 업데이트됨 2020년 01월 21일 16시 36분 KST

[화보] 버지니아에서 '총기보유 권리'를 주장하는 대규모 '중무장 시위'가 열렸다

주의회를 탈환한 민주당은 총기 규제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Zach Gibson via Getty Images
RICHMOND, VA - JANUARY 20: Gun rights advocates attend a rally organized by The Virginia Citizens Defense League on Capitol Square near the state capitol building on January 20, 2020 in Richmond, Virginia. (Photo by Zach Gibson/Getty Images)

총기규제 법안을 준비하고 있는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이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20일(현지시각) 주도 리치몬드에서 열렸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시위대 중 상당수는 군복차림으로 권총과 소총 등을 소지한 채 시위를 벌였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구호를 외쳤다. 백인 우월주의 극우 단체들도 시위에 가세했다. 다만 우려했던 폭력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아침 일찍부터 버지니아 주의회 의사당 앞으로 모여든 시위대는 ”미국! 미국! 미국!(USA! USA! USA!)” 등의 구호를 외치며 총기 규제법안을 비판했다. 곳곳에서 미국 국기가 펄럭였고, ‘총기가 목숨을 구한다’는 스티커를 부착한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우리는 (총기 규제법을) 따르지 않을 것”이라거나 ”와서 빼앗아보라”는 등의 플래카드도 목격됐다.

민주당이 주의회 다수당을 탈환한 이후 버지니아주는 총기규제 법안 8건을 준비하고 있다. 총기 구매자에 대한 백그라운드체크를 강화하고 권총은 한 달에 한 정만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돌격용 자동소총(assault rifle) 판매도 금지시킬 계획이다. 부적격자로 판단되는 이들의 총기 소지를 일정 기간 제한하는 이른바 ‘레드 플래그(red-flag)’ 법안도 추진되고 있다.

이날 시위를 주최한 ‘버지니아 시민방위대(Virginia Citizens Defense League; VCDL)’ 등 반대자들은 이같은 법안이 미국 수정헌법 제2조이 보장하는 시민의 총기 소유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지금 여기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막지 못하면 다른 주로 번질 것이다.” 시위에 참가하기 위해 스미스앤웨슨 소총과 40구경 권총을 들고 저 멀리 텍사스주에서 왔다는 테리 혼씨가 로이터에 말했다. ”버지니아에서 우리가 저지하지 않으면 그들(총기 규제론자들)은 다른 주에서도 우리의 총기를 노리게 될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시위를 위해 다른 주에서 온 참가자들이 전날 저녁 인근에서 모임을 가졌다며 이곳 주차장에서는 텍사스, 오클라호마,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코네티컷, 뉴저지 등의 차량 번호판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Chip Somodevilla via Getty Images
RICHMOND, VIRGINIA - JANUARY 20: York County, Virginia, Sheriff Danny Diggs speaks during a gun rights rally organized by The Virginia Citizens Defense League on Capitol Square near the state capital building January 20, 2020 in Richmond, Virginia. (Photo by Chip Somodevilla/Getty Images)
Chip Somodevilla via Getty Images
RICHMOND, VIRGINIA - JANUARY 20: Thousands of gun rights advocates attend a rally organized by The Virginia Citizens Defense League on Capitol Square near the state capital building January 20, 2020 in Richmond, Virginia.  (Photo by Chip Somodevilla/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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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onstrators stand outside a security zone before a pro-gun rally, Monday, Jan. 20, 2020, in Richmond, Va. (AP Photo/Julio Cortez)
Zach Gibson via Getty Images
RICHMOND, VA - JANUARY 20: Gun rights advocates attend a rally organized by The Virginia Citizens Defense League on Capitol Square near the state capitol building on January 20, 2020 in Richmond, Virginia. (Photo by Zach Gibson/Getty Images)

 

일찌감치 예고됐던 이날 시위에 극우단체들이 속속 참여하면서 물리적 충돌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지난주에는 백인 남성 세 명이 이번 집회에서 폭력사태를 조장할 목적으로 ‘각자 다른 위치에서’ 총을 발사하는 계획을 모의한 혐의로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되기도 했다.

특히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는 2017년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시위를 벌이다가 반대 시위대와 충돌해 한 명이 숨지는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총기규제 운동을 벌여온 지역 시민단체 ‘총기폭력중단연합‘은 폭력 사태에 대한 우려로 ‘맞불집회’ 계획을 철회했다.

민주당 소속인 랠프 노덤 주지사는 폭력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신뢰할 만한 첩보”가 있다며 시위가 예정된 의사당 경내를 일찌감치 총기 반입 금지지역으로 지정했다. 시위 주최 측이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냈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함에 따라 17일 밤부터 21일까지 의사당 내 총기 반입이 금지됐다. 의사당 출입구 한 곳에만 17개의 금속탐지기가 동원된 보안검색대가 설치됐다.

그러자 ‘중무장‘한 시위대 대다수는 외곽에서 의사당을 에워찬 채 ‘평화 시위’를 벌였다. 자신을 마이클이라고만 밝힌 한 무장한 시위자는 ”이건 평화로운 시민 불복종 운동”이라며 ”우리는 싸우려고 여기 온 게 아니지만 필요하다면 그럴 준비가 되어있다”고 허프포스트US에 말했다. 의사당 경호대는 시위 참가 인원을 2만2000여명으로 추산했다. 마스크를 벗지 않은 혐의로 21세 여성 단 한 명만 체포됐을 정도로 시위는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총기를 소지하지 않은 시위자 6000여명은 보안검색을 마치고 의사당 경내로 진입해 반대 집회를 열었다.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을 기념하는 날이자 ‘로비 데이(Lobby Day)’였던 만큼 시위대 중 일부는 지역 의원들에게 직접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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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man walks in the crowd during a pro-gun rally, Monday, Jan. 20, 2020, in Richmond, Va. (AP Photo/Julio Corte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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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HMOND, VIRGINIA - JANUARY 20: Thousands of gun rights advocates attend a rally organized by The Virginia Citizens Defense League on Capitol Square near the state capitol building January 20, 2020 in Richmond, Virginia.  (Photo by Chip Somodevilla/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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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HMOND, VA - JANUARY 20: Gun rights advocates attend a rally organized by The Virginia Citizens Defense League on Capitol Square near the state capitol building on January 20, 2020 in Richmond, Virginia. (Photo by Zach Gibson/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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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demonstrator stands outside a security zone before a pro-gun rally, Monday, Jan. 20, 2020, in Richmond, Va. (AP Photo/Julio Cortez)

 

노덤 주지사는 지난해에도 총기 규제 법안을 추진한 적이 있다. 6월 버지니아비치 시청사에서 벌어진 총기난사 사건으로 12명이 희생된 뒤의 일이었다. 그러나 당시 공화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던 의회는 표결도 없이 법안을 폐기시켰다.

그러나 11월 실시된 선거에서 민주당이 주의회 상원과 하원을 모두 차지하게 되면서 총기규제 법안에도 탄력이 붙었다. 그러자 이에 반대하는 이들은 ‘피난처 도시들’을 만들자는 운동을 벌였고, 버지니아주에 소속된 95개 카운티 중 거의 모든 카운티는 새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이를 시행하지 않겠다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같은 ‘피난처 도시’들 중 하나인 그레이슨 카운티의 보안관 리처드 본은 ”이 법안들 중 일부는 반헌법적이며, 우리는 그것들을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을 지키는 총기 보유자들과 그 사람들의 권리를 빼앗으려는 정치인들 사이에서 보안관인 내가 최후의 저지선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위를 전후해 시위를 지지하는 여러 건의 트윗을 올렸다.

여러분의 수정헌법 제2조가 위대한 버지니아주에서 중대한 공격을 받고 있다. 민주당에 표를 주면 그런 일이 벌어진다. 그들은 여러분들의 총을 빼앗아갈 것이다. 2020년 공화당이 버지니아에서 승리할 것이다. 민주당에 고맙다!”

”나는 절대로 우리의 위대한 수정헌법 2조가 보호되지 않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조금도!”

위대한 버지니아주의 민주당이 여러분들의 수정헌법 2조 권리를 박탈하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이건 시작일뿐이다.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두지 말고 2020년에는 공화당에 투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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